[edaily 양미영기자] 환율이 7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자 시장 안팎이 흉흉하다. 그러나 이날 정작 주가는 무덤덤했다. 전날 급락세가 충격을 일부 흡수했다지만 시장은 환율 외에도 챙길 재료들이 많았다
미국 FOMC 회의와 금융통화위원회, 선물옵션 만기가 나란히 순번대기에 들어갔다.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매도 쉬어가는 양상이다. 옵션만기일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지수흐름 자체는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FOMC 회의에 따라 환율 방향성이 추가적으로 잡힐 가능성이 있어 FOMC 회의 전까지는 환율도 정체될 소지가 있다"며 "최근 미국 증시의 단기급등 부담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서울증권 박문서 연구원도 "환율로 장이 시끄럽지만 증시를 움직일만한 요인은 없다"며 "추가상승을 견인인할만한 모멘텀이 없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수급 변동에 따라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 역시 "옵션만기일을 기준으로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적극적으로 매매하기 어려운 만큼 장이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하락이 수출 모멘텀 둔화로 이어지며 증시에 부담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방적인 논리만으로 주식시장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유가와 마찬가지로 환율 역시 양면성을 지니고 그 수혜 여부는 유가보다 더 명확하게 갈린다. 고유가와 달리 원화강세 관련주들의 반등세나 종목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이유다.
박문서 연구원은 "환율하락이 심리적인 측면에서 타격이 클 수 있지만 증시 방향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환율하락이 부담이었다면 진작부터 증시에 영향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환율하락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달러와 나머지 전세계적 통화의 관계"라며 "대미 수출감소는 불안하지만 전체적인 통화가치가 절상되는 만큼 상대적인 영향은 없다"고 판단했다.
박석현 연구원도 "원화강세 폭이 크지 않다면 리스크 역시 제한될 수 있다"며 "최근 급등에 따른 미국시장 하락이나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제한적 등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미국 FOMC회의의 금리인상과 금통위의 콜금리 동결, 옵션만기일의 일시적인 충격은 시장이 어느정도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재료의 비중이 큰 만큼 시장은 미리부터 걱정하고 한발 앞서 선반영해 나간다.
박문서 연구원은 "시장 예측대로 간다면 미국 FOMC 회의 등 예정된 재료들도 큰 이슈가 되지 못할 수 있다"며 "오히려 내주쯤 삼성전자 자사주가 마무리되는 시점의 외국인 매매 동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