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물찜 먹고 4명이 식중독, 짜증난다”…전화 건 남성의 정체는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해당 가게의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짜증이 난다면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이른바 ‘짜증맨’이 등장했다. 그런데 이 ‘짜증맨’은 실제로 해당 가게에서 음식을 먹은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강원도 속초에서 해물찜 전문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A씨는 지난 7월 15일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남성은 A씨에게 “일행 4명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구토와 설사를 했다. 병원비 6만원과 음식값 6만원, 총 12만원을 보내달라. 좀 짜증이 많이 난다”고 했다.

A씨는 전화를 받자마자 의심을 숨길 수 없었다. 식당 특성상 4명의 손님이 시킬 수 있는 메뉴의 최소 금액은 7만원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A씨는 남성에게 “보험 처리 해드릴 테니 진료비와 영수증을 보내달라”고 하고 식당 내부 CCTV를 확인했다. 하지만 남성이 말한 날짜, 시간대에 4명의 일행이 방문한 적이 없었다.

A씨가 남성에게 “왜 이런 거짓말을 하냐”고 따지기 시작하자 이 남성은 곧바로 잠적했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이 남성을 고소하게 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지난 22일, 이 남성이 또다시 나타났다. 이번엔 A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였다.

이 남성은 A씨 어머니 가게에 전화를 걸어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고 항의했다.

A씨가 통화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번호만 다를 뿐 목소리와 말투 모두 A씨에게 먼저 전화를 건 남성과 동일했다. 특히 “구토와 설사를 해서 오늘 아침 병원에 다녀왔다. 좀 짜증이 많이 났다”는 말을 똑같이 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전화를 걸어 사기 행각을 추궁하자 이 고객은 또다시 잠적했다”며 “다른 식당들에도 전화를 걸어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이 남성을 추적 중이다. 이와 유사한 사고가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