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 위축이 시스템 위기로 악화될 여지는 적으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신용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1년내 만기 도래 회사채의 약 45%가 부동산 관련 업종이었다.
자가주택보유율 90%에 고령화까지…주택 거품 붕괴 우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행한 ‘중국 부동산시장 전망 및 리스크 평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주택 가격과 거래량 증가율이 각각 2개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한 도시 수도 5월 24개에서 6월 38개로 증가했다. 건설경기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굴삭기 판매량은 올 상반기 전년동기비 20% 이상 감소했다. 부동산 투자도 연초 이후 6월까지 7.9% 감소했다.
|
김기봉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7월 정치국 회의 이후 계약금, 대출한도 조정 등의 수요 촉진 정책을 중심으로 부양 규모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고 연말경에는 정부의 시장 활성화 조치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면서도 “이미 중국 부동산 시장은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해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이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택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중국 주요 도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수 년 간 전 세계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PIR 상위 10대 도시 중 중국이 5개를 차지한다. 상하이, 선진, 쑤저우가 각각 1위, 3위, 6위다. 그로 인해 가격 거품 붕괴 경계감도 상당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올 들어 6월까지 주택담보대출 목적의 가계 중장기 대출이 전년동기비 6% 감소했다. 즉, 가계가 주택을 처분하고 빚을 상환하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경기 위축을 우려해 빚을 갚는 대차대조표 불황이 부동산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음을 방증한다.
|
◇ 中 GDP의 25%는 부동산…신용위험·경기위축·재정감소
부동산 시장이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신용 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중국 회사채의 65% 내외가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되고 있고 1년내 회사채 만기도래분의 약 45%가 부동산 관련 업종이다.
이어 “올해 부동산 역외 하이일드 채권 디폴트율이 정부 지원이 취약한 부실기업을 중심으로 약 30%에 달할 전망이라 역외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신용 불안이 파급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위축은 정부 세입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 정부수입의 약 20%를 차지하는 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이 올해 12% 감소했다.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부동산 개발업자 지원 등의 부양 조치로 지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수준으로 재정적자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방정부는 부동산 의존도가 심해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의 상환 능력 악화가 부동산 매각, 가격 하락, 정부 재정악화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GDP 중 부동산 관련 업종 비중이 약 25%에 달해 부동산 시장 부진이 투자, 소비 등에 전방위적 악영향을 미쳐 올 성장률을 최대 1%포인트 가량 낮출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 중 부동산 비중이 24%라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상황이라 부동산 투자 감소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은 사회불만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강 책임연구원은 “정부 정책 재원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소모되면서 사회불평등 축소를 위한 구조개혁과 정부 주도의 첨단산업 육성 등에 어려움이 가중될 소지가 있다”며 “보유세의 전국적 도입 등 필수 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주요 선진국과 달리 상속증여세가 없고 보유세 역시 충칭 등 소수 지역에 1% 가량 시범 부과하는 정도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