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조짐 속 보건수장 공석 우려
김 후보자는 4일 “저는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6일 지명 이후 39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으로 관용차 렌트 보증금 1800여만원을 낸 후, 보증금을 포함해 비용을 치르는 방식으로 관용차를 매입해, 정치자금으로 개인 차량을 매입했다는 지적과 △자신의 정치자금을 활용해 보좌진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같은 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줬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달 28일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2조와 47조 위반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 검찰 수사 선상에 까지 오르자 야당에서는 김 후보자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게다가 여권에서도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결국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 내용이나, 각종 언론을 통해 나타난 의혹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김 후보자 스스로 본인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공전 이어지는 국회 상황 더 이상 배려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자마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인사는 김창기 국세청장을 포함해 세 명으로 늘어났다.
|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여야가 아직까지 원 구성도 하지 못하고 공전을 이어가자 더는 국회 상황을 배려할 수 없어 임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된 김승희 후보자가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이날 낙마하면서 인사 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된 점도 인사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인청 패싱 가능성 높아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송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상법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앞서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에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송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시절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도 모두 합격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에는 당초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일제히 보도됐으나,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인사들이 거명되던 끝에 결국 송 교수로 낙점됐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달 7일 지명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8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여야 대치로 인사청문회 일정이 이른 시일 내 잡히지 않으면 김 위원장 임명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