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결국 낙마..尹, 박순애 사회부총리·김승겸 합참의장 임명 강행(종합)

김창기 국세청장 이어 ‘청문회 패싱’ 3명째
원 구성 난항에 결단…김승희 자진사퇴로 부담도 덜어
공정위원장엔 송옥렬 서울대 로스쿨 교수 지명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송부 요청
  • 등록 2022-07-04 오후 1:44:25

    수정 2022-07-04 오후 9:42:52

[이데일리 박태진 박경훈 기자] 윤석열 정부이 출범한 지 2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정호영 전 후보자에 이어 지명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내각 구성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됐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 속 보건수장 공석 우려

김 후보자는 4일 “저는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6일 지명 이후 39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으로 관용차 렌트 보증금 1800여만원을 낸 후, 보증금을 포함해 비용을 치르는 방식으로 관용차를 매입해, 정치자금으로 개인 차량을 매입했다는 지적과 △자신의 정치자금을 활용해 보좌진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같은 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줬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달 28일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2조와 47조 위반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 검찰 수사 선상에 까지 오르자 야당에서는 김 후보자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게다가 여권에서도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결국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 내용이나, 각종 언론을 통해 나타난 의혹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김 후보자 스스로 본인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낙마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계속해서 공석으로 남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보이는 터라 보건수장의 부재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전 이어지는 국회 상황 더 이상 배려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자마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인사는 김창기 국세청장을 포함해 세 명으로 늘어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박순애(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반면 김승희(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자진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조금 전 박 부총리와 김 의장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내정된 지 39일 만, 김 의장은 지명된 지 40일 만에 임명된 것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여야가 아직까지 원 구성도 하지 못하고 공전을 이어가자 더는 국회 상황을 배려할 수 없어 임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된 김승희 후보자가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이날 낙마하면서 인사 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된 점도 인사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제안에 따라 박 부총리와 김 의장, 김승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을 지난달 29일까지로 설정했다. 여야 간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고려해 최대한 국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취지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인청 패싱 가능성 높아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송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상법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앞서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에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송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시절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도 모두 합격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에는 당초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일제히 보도됐으나,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인사들이 거명되던 끝에 결국 송 교수로 낙점됐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달 7일 지명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8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여야 대치로 인사청문회 일정이 이른 시일 내 잡히지 않으면 김 위원장 임명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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