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한항공 땅 매입 강행…4670억 제안

市 ‘북촌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 고시
  • 등록 2020-06-05 오후 2:05:38

    수정 2020-06-05 오후 3:47:55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시가 종로구 경복궁 옆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0억원을 책정했다. 공원 조성비 등의 부대 비용을 포함할 시 전체 예산은 5357억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촌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고 5일 밝혔다. 예상 책정액과 함께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시는 열람공고 이후 7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해 올해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송현동 부지 (사진=서울시 제공)
다만 서울시가 책정한 부지 보상비는 추후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가격은 공시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임시가격으로, 실제 매입이 이뤄질 경우 감정평가업체 2곳에 의뢰해 정확한 가격이 매겨진다.

앞서 지난달 27일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해당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대한항공에서는 서울시의 공원 지정 및 부지 매입을 꺼리고 있다. 서울시가 매입할 경우 자체감정평가, 예산 확보 등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매각까지 2년 가량 소요되는데, 코로나19 타격으로 현금조달이 급한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다른 민간에 팔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으로 결정할 시, 민간이 매입하더라도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없어 시세보다 낮게 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해당 부지 금액을 5000억원 내외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문화공원 지정을 통해 일부러 ‘땅값 낮추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땅을 공원으로 만들 의지가 확고하지만 땅값 낮추기를 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송현동 부지는 약 3만 6642㎡ 규모다. 인사동·광장과 인접하고 경복궁 동쪽에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해당 부지를 매입, 한옥호텔 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학교 등의 여건으로 호텔 신축이 불가능해 계획을 백지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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