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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를 인용, 올해 초 하루 평균 1300만배럴을 돌파해 미국을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이끌었던 석유 생산량이 5월 중순 일평균 1150만배럴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 에너지부가 내년 초에는 하루 평균 생산량이 1080만배럴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인 1350만배럴 대비 270만배럴 줄어든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내년 여름 미국 석유 생산량이 일평균 900만배럴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후에는 하루 평균 1100만배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셰일오일 기업들은 최근 들어 생산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원유 수요 급감 및 국제유가 폭락으로 채산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파이프라인 공룡 플레인올어메리칸파이프라인(PAAP)는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산 생산량이 이번 달에만 일평균 100만배럴 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노스다코타 주정부는 바켄셰일 유전의 업체들이 2~5월 생산량을 하루 평균 약 50만배럴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수년 동안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생산량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에너지기술기업 베이커휴즈는 “3월 중순 이후 미국의 석유 시추작업은 3분의 2 가량이 중단됐다. 기업들이 아무리 빨리 시추를 재개해도 생산량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OG 리소시즈의 빌 토머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 미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셰일업계에 대한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생산량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공기업들은 지난 10년 동안 총 1조1800억달러를 셰일오일 생산에 쏟아부었다. 덕분에 생산량도 2배 이상 불었다. 그러나 투자전문기업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투자금 중 회수된 돈은 8190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업계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고, 추가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실제 지난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차입 또는 주식 등으로 조달한 금액은 약 230억달러로 2016년 570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딜로직은 전했다.
화이팅페트롤리엄, 울트라페트롤리엄 등 일부 시추업체들은 이미 파산했고, 오아시스페트롤리엄과 체서피크에너지 등은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어드에너지II의 랜스 테일러 CEO는 “배럴당 50달러대에서도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30달러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