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대표 “장자연 문건, 유서 아냐…작성한 날 내게 전화”

김남형 씨 (사진=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고(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 ‘장자연 문건’이 유서가 아니라는 주장이 또 나왔다.

장자연이 생전 옮기려 했던 연예기획사 대표 김남형 씨는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장 씨가 죽기 전 작성한 문건은 유서가 아니며, 적극적으로 살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 대표는 “어제 방송에서 장자연 문건이 왜 쓰였는지 얘기가 나와서 제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날 장자연 사건 목격자인 배우 윤지오는 같은 방송에 출연해 장자연 문건은 유서가 아니라며 장 씨가 누군가와 싸우기 위해 썼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장자연이 기존 소속사와 계약을 잘 끝내고 저랑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해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고, (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면 계약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 씨가 원 소속사에 위약금을 주고 좋게 해결하기로 했지만 기획사 측이 말을 바꿔 위약금을 더 달라고 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자연 문건’이 유서가 아닌 소속사를 벗어나기 위한 용도였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증언한 윤씨의 주장과 일치한다. 김 대표는 “장 씨의 원 소속사와 갈등이 있던 다른 소속사 대표가 장 씨에게 그런 문서를 만들면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장 씨가 죽기 일주일 전쯤 문건을 썼고 그날 제게 전화를 해서 문건에 대해 말했다. 그 내용을 듣고 그런 건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두 기획사 간 어떤 문제 때문에 쓴 것 같은데, 그 문건을 다시 받아오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장 씨가 문건을 쓰게 된 과정보다는 쓴 내용에만 쏠려 있다. 술 접대 등 이런 부분만 초점 맞추면서 고인과 유가족에 계속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09년 장 씨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와 성 접대를 강요받고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발견돼 큰 논란이 일었다. 그가 남긴 문건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PD, 언론사 경영진 등이 언급됐다. 해당 문건을 토대로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나 성상납 의혹을 받은 유력인사는 모두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됐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장 씨 사망 과정에 대한 재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