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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판문점선언이 100일을 맞았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으로 한반도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국민들의 삶에서 평화가 일상화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청와대는 3일 ‘판문점선언 100일 주요성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남북 및 북미간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민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 평화가 일상화,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도 해소 기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北 핵·미사일 도발에 전쟁 위협 고조→ 한반도 전쟁 위협 근원적 제거
판문점선언을 전후로 한 한반도정세는 말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변화들이 일어났다. 북한은 지난 한해 한 차례의 핵실험과 15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속되며 전쟁 위협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됐다. 특히 군사당국간 연락 채널 부재로 우발적 충돌 위협도 상존했다.
아울러 군사적 신뢰구축도 진전이 이뤄졌다. 이는 남북 군사당국간 상시적 연락채널 복원과 군사당국 대화를 통해 군사적 신뢰가 점진적으로 구축되면서 우발적 충돌의 위험성도 제거됐기 때문이다.
상호신뢰 토대로 남북관계 새출발…남북정상간 만남 일상화
남북관계도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 청와대는 “신뢰와 상호존중을 토대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상화가 시작되면서 남북간 대화가 일상화됐다”며 “ 2007년 이후 11년에 재개된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으로 남북관계는 단순 복원을 넘어 새롭게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해 들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대표단 참가 △남북특사 교환방문 △남북 예술단 상호방문 및 공연 등이 이어지며 남북관계가 점진적으로 복원됐다. 아울러 판문점선언 합의 이행과정에서 남북고위급회담과 분야별 회담의 개최 및 정례화를 통해 남북간 대화와 협의의 틀도 제도화됐다.
더구나 남북정상의 만남은 일회성의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안이 있을 때는 언제 어디서라도 만날 수 있는 신뢰관계도 구축됐다. 실제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이후 한 달 만인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는 남북 정상이 일상적인 만남처럼 쉽게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신뢰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긴급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번잡한 절차와 형식을 과감히 생략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北 국제사회 진출…정상국가 이미지 강조
판문점선언을 전후로 가속화된 북한의 국제무대 진출도 눈에 띄는 성과다. 북한은 지난해만 해도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주력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은둔의 독재자 이미지였던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거친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사회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기도 했다.
다만 판문점선언을 전후로 국제사회와의 접촉면이 확산됐다. 해외순방이 전혀 없었던 김 위원장은 3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에 나섰다. 특히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계기로 초강경 대치를 일삼아왔던 미국과도 신뢰 관계를 회복했다. 이후 여러 국가들과 북한간의 대화와 접촉이 확대되면서 북한은 국제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성과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