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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을 배우려고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누사 페니다 섬을 방문한 김진영(39)씨는 27일(현지시간) 오전 귀국행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신혼부부부터 직장인들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 여행을 갔다가 아궁 화산 폭발로 발이 묶인 관광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화산재로 공항이 폐쇄되는 등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언제 귀국할지 몰라서다. 특히 직장인들은 업무 복귀 시한이 늦어져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항공권 재발급이다. 김씨는 당초 28일 새벽 1시 2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KE630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27일 오전 결항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루 뒤인 29일 같은 시각에 출발하는 항공권으로 재발급을 받았지만 오후 4시30분 경 재차 결항됐다는 문자를 받고 귀국 날짜를 하루 더 미뤘다. 대한항공 측은 “현지 상황에 따라 해당 항공편 역시 결항될 가능성이 있으며, 문자를 받고 나면 다시 한 번 문의를 해달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온라인 체크인을 시도했다가 잔여 좌석이 없는 것을 보니 오버부킹(초과 예약)이 걱정되긴 한다”고 밝혔다.
관광객들의 우려와는 달리 현지 분위기는 특별히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이씨는 “현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용암이 아주 조금 흘러내렸다는 정도”라며 “현지인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고, 인도네시아 정부 측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알거나 체감하기도 힘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성수기어서 그런지 한국인은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러시아 등지에서 서핑이나 다이빙을 하기 위해 찾은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26일부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아궁 화산 폭발에 대해 경고하고, 공항 폐쇄 및 항공편 결항 관련 문자 메세지를 일괄 전송했다. 해발 3142m의 아궁 화산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까지 네 차례 분화했으며 현재도 분화구 위 2500∼3000m까지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후 화산재는 남서쪽으로 이동하며 발리 항공편의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