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무노조 삼성에 11번째 노조 깃발을 꽂은 삼성노동조합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이들은 출범 1주년 기념식과 함께 삼성규탄대회를 통해 결의를 다졌다.
박원우 노조위원장은 “지난 1년간 사측의 감시와 협박, 회유가 끊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조장희 노조부위원장은 노조 설립 직후 해고됐고 김영태 회계감사는 정직 2개월을, 박원우 위원장도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노조간부 4명 중 3명이 사측으로부터 징계 이상을 받은 것이다.
|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왼쪽 가운데)과 김승호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전태일 열사 동생 전익수씨가 삼성노조 출범 1주년을 축하하며 무노조 삼성을 규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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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노조 활동에 대한 사측의 지속적인 방해와 법적 대응, 계속된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 등을 통해 무노조 경영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반노동자적인지 또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말했다.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주축이 됐던 삼성노조는 조합원 100여명의 노조로 성장했다.
박 위원장은 “부당 징계와 협박이 (노조 단결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위해 앞으로도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대형 버스 6대와 삼성 경비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30여명의 관계자들이 삼성본관 입구와 노조출범 1주년 기념식 현장을 에워싸고 채증 작업을 벌였다. 1년 전 60여명의 경비업체 직원이 캠코더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노조 창립식에 대해 채증 작업을 벌였던 것과 비교해 규모가 줄긴 했지만, 노조를 경계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김영태 노조 회계감사는 “지난 1년 사측에 단체교섭을 위한 대화를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며 “내년 7월 유령노조가 체결한 실체 없는 단체협상의 효력이 만료된다. 그때는 우리가 단협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