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서 패싸움한 부산 '앙숙' 폭력조직들, 최대 징역 6년

  • 등록 2024-01-23 오후 1:42:20

    수정 2024-01-23 오후 1:44:15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부산에서 수십 년째 대립하고 있는 두 폭력 조직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부산 한 장례식장에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집단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진=SBS뉴스 캡쳐)
23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신20세기파 조직원 A씨 등 6명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이들을 도와 범행에 가담한 공범 2명은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공동폭행)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칠성파 조직원 B씨 등 2명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지난 2021년 5월 15일 0시 2분께 부산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A씨는 신20세기파 조직원들과 B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패싸움 중 A씨 등에 맞서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두 조직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었고,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칠성파 조직원 2명을 폭행했다. 이 중 1명이 달아나자 SNS에 ‘두들겨 맞고 도망가지 말고 전화 받아라’는 조롱의 글을 게시했다.

(사진=SBS뉴스 캡쳐)
이를 본 칠성파 조직원 5명은 같은 날 새벽 광안대교에서 부산진구 문전교차로 인근까지 심야 차량 추격전을 벌였고, 글을 게시한 신20세기파 조직원을 뒤쫓아 보복 폭행했다.

이 사건 이후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은 복수하기 위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장례식장에 있던 칠성파 조직원 B씨 등을 발견해 범행을 일으켰다.

재판부는 “폭력 범죄단체는 그 폭력성이나 집단성 그 자체로 위험성이 클 뿐만 아니라, 조직의 위세를 바탕으로 한 폭력 범죄의 경우 선량한 다수의 시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고 불안감을 조성하며 사회 전반의 치안과 질서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중대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상시 출입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장례식장에서 시민들과 유족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적대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단체에 보복을 해 자신들 조직의 위세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싸움을 유발하고 집단으로 폭력을 가하는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상당히 무겁고, 범정이 매우 좋지 않다”며 “다수의 피고인들이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지르고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등 향후 폭력 범죄단체와 무관한 삶을 살아갈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한편 칠성파 조직원 5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은 2021년 10월 부산진구 서면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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