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정기세일에 돌입한 백화점들이 블랙컨슈머(상습적 악성 민원제기 소비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백화점 이미지가 훼손될까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이용해 폭언·욕설·난동 등을 일삼는 ‘악성 진상고객’이 더욱 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새삼 백화점 ‘진상’ 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한 대형 백화점 판매직원으로 일했다는 한미숙(42)씨는 ”백화점 판매직원이야 말로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라고 했다. 그는 “자살 소동까지 벌인 건 조금 지나쳤다고 생각하지만 옥상으로 올라가고 싶은 그 심정은 백번 이해한다”며 “집에 가면 똑같은 엄마이고 딸인데 인격적으로 심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막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A백화점의 경우 지난 연말 홍삼 10뿌리를 사간 고객이 먹다 남은 3뿌리를 가져와 전체를 다 환불해 달란 일이 있었다. 50대 남성 고객은 “홍삼을 먹었는데 힘이 나지 않는 걸 보니 가짜 홍삼이 분명하다”며 화를 냈다. 또 이 백화점에서 산 신발을 신고 허리디스크가 걸렸다며 환불과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한 30대 여성 고객도 있었다. 매장에서 울음과 고성을 터뜨리며 소란을 피우던 이 고객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처리하자는 제안에 다시 오겠단 말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B백화점에서는 올해 초 구매한지 2주가 지난데다 수선까지 한 정장을 환불해달라는 사례가 있었다. 환불 사유는 해당 제품이 울 100% 정장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혼방이었다는 것. 백화점측에서 판매 단계에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싸구려 재질의 옷을 입어 졸업식에서 체면이 서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소란을 부리는 바람에 경찰까지 출동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고급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하는 업태라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중에선 판매직원들에 대한 모욕이나 협박까지 일삼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최소한의 인격적인 존중이 아쉽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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