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2일 “정부의 무도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동시에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대통령실의 발언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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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해 법원이 정원 확대에 제동을 걸자 환영 입장을 밝힌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지난 30일 정부에 의대 증원 수 추산 배경에 대한 추가 자료를 오는 10일까지 제출하고, 증원 승인 보류를 당부한 바 있다. 이에 일부 매체는 대통령실이 법원의 판결에 반발하고 있단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임 회장은 “임기 동안 회원들의 권익 보호가 저에게 부여된 지상 최대의 중차대한 과제임을 명심하고 어려운 상황과 맞서 싸워 ‘의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 필수의료 패키지 폐기 문제 등 진료 현장에서 겪고 있는 불합리한 정책들을 하나하나 뜯어고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반드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앵무새처럼 주장하고 있는 2000명 증원의 근거는 이미 연구 당사자들에 의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됐음이 만천하에 밝혀졌다”며 “무엇보다 최근 국립 의대들의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토록 한 것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아무런 근거조차 없음을 정부가 스스로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 “의협은 과학적인 근거 제시를 통해 정부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한심한 정책인지 깨닫도록 하겠다”며 “의료농단이자, 교육 농단을 바로잡는 그 시작은 바로 오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회원들을 향해서는 “우리가 갈등 속에 빠지고 분열되는 것은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며 “사분오열돼 패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임 회장은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대한민국의 의료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임 회장은 지난 1일부터 3년간 의협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