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고 스타가 기억하는 찰리 와츠…“아름다운 인간”

뉴욕타임스 인터뷰서 고인에 대한 그리움 표현
“광란의 밤도 보내고 스타디움 공연도 함께 했지만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던 모습 가장 기억에 남아”
  • 등록 2021-08-25 오후 1:35:34

    수정 2021-08-25 오후 1:35:34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그는 아름다운 인간이었습니다.”

영국 런던의 한 병원에서 24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롤링스톤즈 드러머 찰리 와츠에 대해 그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비틀즈 드러머 링고 스타는 이렇게 말했다. 와츠가 사망한 지 약 두 시간 후 뉴욕타음스(NYT)와의 줌 인터뷰에서다.

스타는 “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망 소식은) 충격이었다”고 했다. 롤링스톤즈는 올 가을 공연에 와츠가 참여하지 못한다고 최근 공지한 바 있다. 와츠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점은 이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사망에 이를 줄은 그의 수십년지기 친구도 알지 못했다.

스타는 1962년 8월 비틀즈에 합류했다. 와츠가 롤링스톤즈에 가입하기 5개월 전이다. 두 사람은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록 밴드의 멤버라는 공통점 외에도,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연주 스타일을 공유했다.

스타는 “드러머로서 그는 나보다도 덜 연주했다는 말을 하며 서로 웃곤 했다”고 고인과의 추억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몇 날 밤을 함께 놀았다. 그들(롤링스톤즈)이 로스앤젤레스(LA)에 있을 때면 그가 찾아오거나 몇몇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인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은 함께 했던 광란의 밤이나 스타디움 공연이 아니라, 런던의 로니 스코트 클럽에서 와츠가 25인조 밴드와 함께 재즈 연주를 했던 것이라고 스타는 밝혔다.

스타는 “그의 양쪽에서 두 명의 다른 드러머가 격렬하게 연주를 하는 동안 찰리는 가운데서 이렇게 하고 있었다”며 곧은 자세로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박자에 맞춰 드럼을 연주하는 와츠 특유의 모습을 흉내냈다. 이어 그는 “당신도 거기 있었어야 했다”며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앞서 와츠 측 관계자는 이날 “찰리 와츠는 런던의 한 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떠났다”며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와츠는 최근 건강 문제 탓에 롤링스톤즈의 투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2004년에는 후두암이 발견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1941년 트럭 운전수의 아들로 태어난 와츠는 해로우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 업계에서 일하다 1963년 롤링스톤즈 드러머로 가입했다.

롤링스톤즈는 비틀즈와 함께 1960년대 영국 록 음악계 양대산맥을 이루며 영국 밴드들의 미국 시장 공략을 뜻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주도했다. 롤링스톤즈는 1964년부터 2019년까지 30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는데, 모든 드럼 연주는 와츠가 담당했다.

롤링스톤즈에서 와츠가 연주한 음악은 블루스에 기반을 둔 록이었지만, 사실 그는 재즈에 더 깊은 관심을 가졌다. 와츠는 롤링스톤즈 멤버로 활동하는 동시에 찰리 와츠 퀸텟이라는 재즈 밴드를 만들어 클럽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롤링스톤즈는 대부분의 곡을 만든 보컬리스트 믹 재거와 기타리스트 키이스 리처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와츠의 존재감은 ‘홍키통크 우먼’이나 ‘페인트 잇 블랙’ 등 명곡의 드럼 연주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는 2016년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드러머 100인’으로 선정됐고, 앞서 1989년에는 롤링스톤즈 멤버들과 함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비틀즈 드러머 링고 스타(왼쪽)가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즈 자택에서 찰리 와츠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링고 스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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