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평원 유령청사 추진부터 총체적 부실..82명 중 49명 특공(상보)

국무조정실, 관평원 청사 신축경위 및 특별공급 조사 결과
관세청·행복청·기재부, 신축 과정 중 고시 내용 미확인
유령청사됐지만 관평원 직원 49명은 세종시 특공 당첨
  • 등록 2021-06-11 오후 3:00:06

    수정 2021-06-11 오후 3:28:09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을 받기 위해 관세청이 세종시에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유령청사 지었다는 의혹에 대해 정부가 조사를 벌인 결과 청사 신축 과정이 부실하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관평원은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고시에도 관계부처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관평원 직원 82명중 특별공급에 당첨된 직원은 49명에 달했다.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 전경.(사진=연합뉴스)
11일 국무조정실은 이 같은 내용의 ‘관평원 청사 신축경위 및 특별공급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대전에 위치한 관세청 산하 관평원이 특별공급 아파트를 노리고 세종시 청사 신축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관평원이 세종시 이전 대상도 아니었지만 세종청사를 지었고, 결국 해당 건물은 유령청사가 됐지만 직원들은 공무원 특공으로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청은 업무량·인원 증가로 청사 신축을 추진했다. 이후 관세청이 청사 신축을 위한 부지 검토, 개발계획 변경, 예산 승인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세청·행복청·기재부 모두 이전계획 고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 관세청 건축허가 요청에 따른 행복청 내부 검토과정에서, 행복청이 이전계획 고시를 인지하고 관세청에 문제 제기했다. 이후 2018년 2월 관세청은 행정안전부에 이전계획 고시 개정을 요청했다. 이후 그 다음달인 3월 관세청은 행안부로부터 ‘변경고시 대상 아님’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관세청은 이 회신에 대해 고시 개정없이도 세종시 이전이 가능한 것으로 임의로 판단했다. 또 건축허가를 검토 중이던 행복청에게는 행안부의 회신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2018년 2월엔 관세청은 상기 행안부 회신을 받기 전,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내용의 공문서를 작성해 행복청에 송부했다. 공문서에는 “행안부에서...고시 개정시 관평원이 세종시 이전대상기관에 포함되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후 반영할 예정이라는 의견임”이라는 내용이었다.

행복청은 건축허가 과정에서 이전계획 고시 문제를 제기했지만, 행안부의 고시개정 내용을 최종확인하지 않고 2018년 6월 건축허가를 했다. 이에 관세청은 2018년 하반기부터 청사공사를 진행했고, 2019년 하반기 이후 고시개정 협의를 계속 추진했다. 그러나 행안부의 불수용 방침, 대전시 잔류요청 등에 따라 결과 지난해 11월 관세청은 관평원 잔류를 결정했다. 아울러 신축청사 관리주체는 관세청에서 기재부로 변경됐다.

정부는 지금까지 관평원 세종시 이전 추진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 외에 당시 업무 관련자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해 조사결과 관련자료 일체를 국가수사본부로 이첩·수사의뢰할 계획이다. 관련부처에서도 추가 자체감사후에 징계 등 인사조치를 이행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평원 직원 82명 중 49명이 특별공급에 당첨되어 계약했다. 현재 입주 시기가 도래한 직원은 19명(실입주 9명, 미입주 10명)이고, 아직 입주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직원은 30명이다. 또 정부는 관평원 직원 특별공급 자료 일체는 수사 참고자료로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고, 특공 취소여부는 외부 법률전문기관의 법리 검토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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