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해군 전투탄 실사격 훈련에서 유도탄고속함인 박동진함(PKG)이 함대함유도탄 해성을 가상의 적 수상함 표적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 (사진=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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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상=국방부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최선 기자] 해군이 20일 오전 독도 주변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동해에 침투한 가상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한 뒤 격파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북한군의 연이은 군사도발 움직임에 대응하는 목적이 담겼다.
훈련에는 함대 지휘관이 승선한 광개토대왕함을 비롯해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7600t급), 초계함인 원주함(1200t급), 유도탄고속함인 박동진함(450t급) 등 수상함 19척과 해상초계기(P-3CK) 2대, 링스헬기 등이 참가했다.
원주함은 경어뢰 ‘청상어’를 발사했다. 4000야드(약 3650m) 떨어진 거리의 수중 60m에 설치된 목표물(바지선)을 격파하는 훈련이다. 가상 적함에 명중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오전 9시 47분께 청상어가 목표물을 명중했다는 보고가 전투지휘소에서 전달됐다.
| 20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해군 전투탄 실사격 훈련에서 초계함인 원주함(PCC)에서 국산 경어뢰인 ‘청상어’를 가상의 적 잠수함 표적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 (사진=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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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동진함은 함대함미사일인 ‘해성’ 한 발을 발사했다. 해성은 예정대로 150㎞ 가량 떨어진 적함(폐어선)을 정확히 명중했다.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은 해성의 탄도 궤적부터 명중 여부를 판독했다.
해상초계기인 P-3CK는 공대함 유도탄 ‘하푼’ 한 발을 발사해 가상 표적으로 상정한 폐어선을 명중했다. P-3CK는 해상탐색레이더와 자기탐지장비, 음파탐지기 부표 등을 탑재하고 있다. 기존 해상초계기인 P-3C보다 탐지 범위와 능력이 향상된 기종이다.
훈련은 광개토대왕함이 적 잠수함 공격용 폭뢰 2발을 투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폭뢰는 미리 설정한 시간과 수심에 맞춰 폭발한다.
군 당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군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훈련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안 잠수함 기지를 방문해 로미오급 잠수함에 탑승한 장면을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지바히게 분질러놓으라”고 강도 높게 위협했다.
이날 훈련에는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참가해 현장을 지도했다. 황 총장은 “북한 잠수함이 나타나면 확실하게 수장시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차원의 훈련”이라며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동해를 잠수함의 무덤으로 만들어주겠다. 아무리 작은 잠수함이라도 (우리가) 어떻게 수장시킬 수 있는지 본다면 감히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20일 동해에서 실시된 해상전투단 실사격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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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은 훈련 전날부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사격훈련 중지를 요구했다. 독도 주변의 일본 영해가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훈련구역의 대부분이 공해상으로 끝부분 일부가 독도 인근 12해리 이내와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 훈련이 독도와는 전혀 무관한 해군의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설정된 훈련 구역은 우리 군이 일상적으로 훈련을 해왔던 곳”이라며 “이 구역 일부가 일본 영해에 포함됐다는 일본의 주장은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