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감사합니다. 이제 살 길을 찾았네요.”
50대 초반의 풍채좋은 한 남성은 자신이 받은 중소기업대출 이자가 너무 높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편한 점퍼 차림으로 직접 금융애로 상담에 나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옆에 있던 박영빈 경남은행장에게 좋은 방안이 없냐고 물었다. 박 은행장이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줄 방법이 있다고 하자 최 원장은 “다행이다”고 안도하며 50대의 중소기업 사장을 격려했다.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첫 방문지로 택한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은행 본점에서 열린 ‘서민금융상담 大행사’. 최 원장은 이처럼 직접 금융애로를 들으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리는데 노력했다. 이 지역 서민들의 대출금 상환이나 금융 사기 등 여러 애로사항에 귀기울이면서 다양한 서민지원제도를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최 원장은 이날 첫 일정인 창원 산업단지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에게 “이곳으로 오면서 고민을 해봤다”며 중소기업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금융지원 등이 수도권 중심으로 몰려있는 만큼 지역에서는 보다 차별화된 지원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대기업과 동일한 중소기업 공시제도를 간소화하고, 채권발행 분담금을 면해주는 등 제도적·절차적 지원책을 모색하겠다는 것. 그는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행태 근절을 위해 매월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점검, 실적 부진은행에 대해서는 적극 대출하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구분, 실질적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자금이 많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사항은 감독·검사업무에 연계하는 피드백 체계를 구축, 관리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이날 경남은행 IT본부도 방문해 이 은행의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053000)의 화상회의에 참석, 전일 신한은행과 농협 등 금융회사 전산장애 사태에 대한 현장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피해 규모가 확인되는 대로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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