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점퍼입은 금감원장.."지역中企 지원 차별화해야"

  • 등록 2013-03-21 오후 5:29:23

    수정 2013-03-21 오후 5:29:23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이제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대출 관련 자료를 꼼꼼히 제출해서 은행을 잘 설득하면 좀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제 살 길을 찾았네요.”

50대 초반의 풍채좋은 한 남성은 자신이 받은 중소기업대출 이자가 너무 높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편한 점퍼 차림으로 직접 금융애로 상담에 나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옆에 있던 박영빈 경남은행장에게 좋은 방안이 없냐고 물었다. 박 은행장이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줄 방법이 있다고 하자 최 원장은 “다행이다”고 안도하며 50대의 중소기업 사장을 격려했다.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첫 방문지로 택한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은행 본점에서 열린 ‘서민금융상담 大행사’. 최 원장은 이처럼 직접 금융애로를 들으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리는데 노력했다. 이 지역 서민들의 대출금 상환이나 금융 사기 등 여러 애로사항에 귀기울이면서 다양한 서민지원제도를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적지 않은 서민이 겪고 있는 불법 추심행위 등을 뿌리 뽑을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현재 대도시 위주로 설치된 은행의 서민금융 취급 전담점포를 서민 밀집지역에 설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이날 첫 일정인 창원 산업단지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에게 “이곳으로 오면서 고민을 해봤다”며 중소기업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금융지원 등이 수도권 중심으로 몰려있는 만큼 지역에서는 보다 차별화된 지원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대기업과 동일한 중소기업 공시제도를 간소화하고, 채권발행 분담금을 면해주는 등 제도적·절차적 지원책을 모색하겠다는 것. 그는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행태 근절을 위해 매월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점검, 실적 부진은행에 대해서는 적극 대출하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구분, 실질적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자금이 많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의 만남 이후 최 원장은 창원 산업단지에서는 이 지역 중소기업인 등 30여명과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한 시간이상 이어진 간담회 내내 기업인의 애로사항을 꼼꼼하게 메모하고, 일일이 답했다. 한 기업인은 “은행마다 쓰는 용어가 다른 경우가 있어 혼란스럽다”고 하자 최 원장은 “저 역시 30년 동안 금융권에 종사했지만 용어를 모를 때가 있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업계와 협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반드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은행의 여신심사 시스템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오랜 숙제 중 하나이며, 금융권에서도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으니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사항은 감독·검사업무에 연계하는 피드백 체계를 구축, 관리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이날 경남은행 IT본부도 방문해 이 은행의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053000)의 화상회의에 참석, 전일 신한은행과 농협 등 금융회사 전산장애 사태에 대한 현장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피해 규모가 확인되는 대로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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