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지난 약 3년간의 코로나19 여파로 유행한 ‘홈파티’ 트렌드가 지속하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사적 모임과 외부 활동이 늘었지만 고물가 현상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한파 등 계절적인 영향때문이다. 외식 대신 집에서 즐기는 연말연시 모임과 함께 레스토랑 간편식(RMR) 수요도 잇따르고 있다.
| 캐비아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들. (사진=캐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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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통계청 ‘2022년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9% 상승한 108.76(2020년=100)으로 집계됐다.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그 중에서도 외식(8.7%)이 석유류(23.7%) 다음으로 많이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껑충 뛴 외식비와 함께 동절기를 맞아 가족 혹은 지인들과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연말연시를 보내려는 소비자들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 시 ‘홈파티’ 약 171만개, ‘홈파티음식’ 11만개 등의 관련 게시물이 나올 정도다.
꾸준한 홈파티 수요에 맞춰 식품업계가 음식 준비는 간편하지만 분위기 연출로 좋은 RMR 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지역 맛집 등 인기 레스토랑과 협력해 매장에서 선보이는 메뉴와 흡사한 품질의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미식 큐레이션 플랫폼 ‘캐비아’는 150여개 푸드 지식재산권(IP)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간편식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모기업 ‘삼원가든’을 비롯해 오마카세 식당 ‘네기다이닝라운지’ 등 한식부터 일식·양식·아시아음식까지 다양한 레스토랑 셰프와 손잡았다. 연남동 ‘독립카츠’, 남영동 ‘유용욱 바비큐 연구소’, 삼성동 ‘모퉁이우’, 용리단길 ‘효뜨’, 서래마을 ‘볼라레’ 등 여러 인기 맛집과 협업해 RMR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비비고 셰프컬렉션. (사진=CJ제일제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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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097950)은 유명 셰프의 한식 파인 다이닝을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프리미엄 제품군 ‘비비고 셰프컬렉션’을 이달 처음 선보였다. 첫 제품으로 협업한 ‘주옥’은 세계 여행지 맛집 정보를 담은 ‘미쉐린가이드 서울 2023’ 2스타에 오른 한식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이다. 발효장과 식초를 활용해 사계절을 담아낸 요리로 유명하다.
주옥 신창호 셰프와 함께 새우살과 각종 야채로 빚은 굴림만두에 해물 육수와 버섯 고명으로 정갈한 맛을 살린 ‘해물 육수를 더한 새우 굴림만두’, 간장·설탕·정종 등이 들어간 특제 양념으로 만든 항정살 구이에 깻잎순볶음을 곁들인 ‘들깨 깻잎순볶음을 곁들인 항정살 구이’, 건해산물 소스와 바지락 육수의 풍미에 생면과 고등어의 식감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인 ‘삼천포 파스타’ 등 총 3종으로 선보였다.
이랜드이츠에서 운영하는 밀키트 전문 브랜드 ‘애슐리 홈레스토랑’은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을 내세워 점점 더 짧은 조리시간을 선호하는 수요 잡기에 나섰다. 최근 출시한 ‘퀵앤이지 1인용 파스타 밀키트’ 3종이 대표적이다.
메뉴는 ‘애슐리 봉골레 크림 빠네 파스타’, ‘애슐리 쉬림프 바질 생면 파스타’, ‘애슐리 감바스 생면 파스타’로 20초만 데치면 완성되는 숙면을 사용하고 번거로운 재료 손질 과정을 없앴다. 1인용으로 구성해 양에 대한 부담 없이 다양한 메뉴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연말도 가족 혹은 가까운 지인과 집에서 안전하고 근사하게 즐기는 홈파티 문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여러 관련 기업들이 늘어나는 간편식 수요를 잡기 위한 영토 확장에 나서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