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공판에 불출석했다. 그는 증인 신청을 철회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오수 전 검찰총장.(사진=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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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는 14일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이규원 부부장검사, 차규근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채택돼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던 김 전 총장은 전날(13일)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사유서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며 “수사 중인 사건이 있어 가급적 증인 신청을 취소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전 총장을 다음달 18일 다시 증인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김 전 총장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해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장은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적인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졌을 당시 법무부 차관으로 있었다. 그는 당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었던 차 전 연구위원의 상급자로서 보고를 받는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
김 전 총장은 사건 당시 연락이 닿지 않던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대신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장은 최초 공익신고서 접수 단계에서부터 피신고인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수원지검 수사팀 서면조사 당시 ‘장관이 연락이 안 되더라도 정부조직법상 차관이 직무를 대행할 위치에 있지 않고, 출국 금지는 규정상 출입국본부장에 전결 권한이 있어 장·차관 승인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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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재판부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피고인 측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전 장관도 사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지휘 라인’에 있어 출국 금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은 이 검사가 대검찰청 허가를 받아야 김 전 차관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이 전 비서관에게 알리자, 이를 전달받은 조 전 장관이 이같은 요구사항을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봉욱 전 대검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최근 피고인 측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