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국 집값이 6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가장 집값 폭락에 시달리는 지역은 세종시로 조사됐다. 세종, 대구, 대전 순으로 가장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 앞으로 집값 폭락 위험이 큰 곳은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순이었다.
한국은행은 28일 발간한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서 “전국 기준 주택매매가격은 팬데믹 이후 작년말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 6월부터 하락 전환한 뒤 7~8월에는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최근 주택 가격 하락은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 (출처: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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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집값 상승기 때 높은 오름세를 보였던 지역과 최근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지역에서 조정기(올해 1~8월) 중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그 결과 고점 대비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은 세종(-7.93%), 대구(-3.37%), 대전(-1.29%) 순이었다. 하락 전환 시점이 빠를수록 월 평균 하락폭도 컸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전국 집값은 올 6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세종은 1년 전인 작년 5월부터, 대구와 대전은 작년 11월, 12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택 시장 전반으로 공급이 부진해 집값 상방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값 자체가 고평가된 데다 대출금리 상승, 가계대출 규제 등 차입 여건이 나빠지면서 주택 시장 하방요인이 더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67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 들어 집값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이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지역별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PRR)은 6월 현재 세종, 서울 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집값 상승기 직전인 2019년 9월에 비해 PRR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으로 가장 고평가됐다.
차주의 소득 대비 대출잔액 비율(LTI)이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그 수준이 높은 지역은 세종, 경기, 대구, 인천으로 꼽혔다. 금리 상승기에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원리금 상환 부담을 높일 것으로 보여 이들 지역에선 대출 여력이 제한적이다. 이 역시 주택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향후 2년간 아파트 입주물량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근 3년간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집값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구, 인천, 충남 지역은 과거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주택건설 인·허가가 전반적으로 저조하지만 대전은 최근 3년간 인허가 실적이 직전 3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은이 17개 시도별 데이터를 이용한 HaR(House prices-at-Risk)을 산출해 분석한 결과 향후 1년간 집값 하락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집값 하락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역별로는 상승기 중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지역에서 하방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