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지주사 전환 수년째 '제자리걸음'

삼성· 현대車· 롯데 등 대기업들 지주사 非전환
공정위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조속히 입법해야"
  • 등록 2015-10-29 오후 12:00:05

    수정 2015-10-29 오후 12:00:05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고 금융회사를 끼고 있는 삼성과 현대자동차(005380), 롯데 등 주요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발표한 ‘2015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결과’를 보면, 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 61개 중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집단은 15개에 그쳐, 지난해와 동일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2010년 13개를 기록한 뒤 △2011년 14개 △2012년 15개 △2013년 16개 △2014년 15개 △2015년 15개 등으로 정체 상태다.

지주회사는 대기업집단 내에서 다른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부모 역할을 하는 회사를 말한다. 정부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없애고 투명한 지분구조를 만들기 위해 1999년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고, 지주회사를 설립·전환하려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009540), 현대산업(012630)개발 등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주요 대기업집단들은 금융사와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한화, 두산, 동부, 현대, 효성, 미래에섯, 교보생명보험, 태광, 이랜드, 삼천리, 대성,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등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대기업집단의 경우 금융계열사를 두고 있거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 계류 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통해 금산복합 집단이 순환·교차 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지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6.88%로, 민간 대기업딥단 평균(12.44%)보다 높았다. 특히 SK(28.88%), CJ(15.63%), LG(14.11%) 등이 내부 거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체제 밖에 둔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도 10.26%에 달했다. 특히 체제밖 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지주회사 비(非)전환 대기업집단의 금융사 · 순환출자 보유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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