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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아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22일 이데일리에 “오후 2시 가처분 신청을 서울서부지법에 제출하고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날 ‘설강화’와 관련해 추후 스토리를 지켜봐달라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한 JTBC 측에 대한 비판역시 이어졌다.
이설아 공동대표는 “추후 스토리를 보면 달라진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현재 드라마의 내용에 항의하는 시청자들이 이미 1, 2화를 시청한 뒤 오해의 소지를 느끼고 반발을 하고있는 것”이라며 “이미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 없이 그대로 드라마 방송을 진행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방송을 시작한 ‘설강화’는 1987년 독재정권 시절이 배경인 시대극이다. JTBC의 계열사인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및 JTBC스튜디오가 제작을 맡고, 대세 배우 정해인과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각각 남녀 주연으로 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남파 간첩과 민주화 운동을 하는 여학생의 사랑을 담은 드라마 시놉시스 내용이 지난 3월 알려지면서 방송 전부터 거센 비난 및 역사왜곡 우려를 낳았다. 이는 ‘조선구마사’ 폐지 시기와도 맞물린다.
당시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며, 그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드라마”라고도 해명했다. 첫방송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제작진은 이 드라마가 가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1, 2화가 방송된 후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설강화’의 1화를 본 시청자가 ‘드라마 설강화의 방영 중단을 요청합니다’란 제목으로 올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글이 하루 반 만에 20만 명을 돌파했고, 사흘 만인 지난 21일 기준 30만 명을 넘어섰다.
‘설강화’를 두둔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드라마를 직접 본 일부 시청자들은 “안기부를 미화하는 드라마가 절대 아니다”라며 “남파공작원인 수호는 민주화 운동과 일체의 관계가 없다. 오히려 수호를 불러들여 공작에 활용한 주체가 안기부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악랄함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JTBC는 첫방송 논란 이후 사흘이 지난 전날 오후 공식입장을 밝혔다. JTBC는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역사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해명했다. 비공개로 전환했던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도 다시 개방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JTBC가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콘텐츠 창작의 자유 및 제작 독립성이라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