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우리나라에 정착한 북한 출신 과학기술자들은 남한에서 경험과 역량 등 전문성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NK지식연대(탈북 지식인들의 모임)가 실시한 ‘탈북 과학기술인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30명 중 60%가 남한에서는 10년 이내 과학기술 분야 직업을 못 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에서 배운 과학기술 전문성을 활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조사에 참여한 30명은 북한에서 전문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대학교수와 과학원 연구사, 산업체 현장기사 등의 직업에 종사했었다. 응답자 대다수는 해당 직업으로 북한에서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73.3%가 남한사회의 높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그 이유로는 ‘남북한 사이 교육시스템의 차이’(66.7%)가 가장 컸다. ‘학력·경력·자격증을 인정받지 못함’·‘용어차이에 의한 장벽’·‘나이제한’·‘북한출신에 대한 선입견’ 등도 꼽혔다.
안상진 KISTEP 미래예측본부 연구위원은 “하나원 교육과정부터 남한에서의 과학기술 분야 정착과 기회제공 등 관리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인력정책 연구도 활성화해 북한의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의 잠재력을 통일 한국의 자양분으로 활용하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