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지만 건설경기는 아직도 찬바람이 쌩쌩 부는 한겨울입니다.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안좋은 거 같습니다"(B건설사 부장)
주택시장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2만 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아파트가 그대로 쌓여있고 최근엔 거래 부진으로 집값마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 신규분양 줄고, 미분양 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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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분양 목표 가구수는 총 28만8000가구다. 공공분양은 8만1000가구로 지난해(7만5000가구)보다 8% 늘었지만 민간분양은 20만7000가구로 지난해(27만가구)보다 무려 23.3%나 감소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월말 현재 모두 11만6438가구에 달한다. 1998년 외환위기때(10만2701가구)보다 13.4% 늘었다. 이 가운데 77%(8만9112가구)는 지방에 몰려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수도권 4182가구, 지방 4만5858가구 등 모두 5만40가구로 전월대비 1571가구나 늘었다.
◇ 거래 줄고 서울 집값도 2개월째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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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밝힌 3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7㎡는 2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9억6000만원으로 2000만원 내렸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51㎡는 2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 9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시영1단지 전용 41㎡도 2월 5억55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5억2000만원으로 3500만원 하락했다.
◇ 건설사 잇따른 부도..1~3월 80개업체
자금난에 허덕이다 부도를 맞고 있는 건설업체들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어음부도율 현황에 따르면 1~3월 부도 건설업체 수는 80개에 달했다. 특히 2월 22개사에서 3월들어 37개사로 15개나 늘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에 미분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도 건설업체들의 증가 등 지표까지 나빠지면서 시장상황이 많이 위축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