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시장..`백약이 무효`

신규분양 줄고, 미분양 쌓이고
거래 줄고 서울 집값도 2개월째 하락세
건설사 부도율 10년來 최고치
  • 등록 2010-04-22 오후 4:04:28

    수정 2010-04-22 오후 4:26:02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백약이 무효입니다. 좀처럼 주택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요"(A건설사 임원)

"봄은 왔지만 건설경기는 아직도 찬바람이 쌩쌩 부는 한겨울입니다. 과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안좋은 거 같습니다"(B건설사 부장)

주택시장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2만 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아파트가 그대로 쌓여있고 최근엔 거래 부진으로 집값마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 신규분양 줄고, 미분양 쌓이고

▲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거래량(자료:국토부)
분양시장이 한껏 움츠러들었다.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침체로 올해 신규 민간분양 물량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분양 목표 가구수는 총 28만8000가구다. 공공분양은 8만1000가구로 지난해(7만5000가구)보다 8% 늘었지만 민간분양은 20만7000가구로 지난해(27만가구)보다 무려 23.3%나 감소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월말 현재 모두 11만6438가구에 달한다. 1998년 외환위기때(10만2701가구)보다 13.4% 늘었다. 이 가운데 77%(8만9112가구)는 지방에 몰려 있다.

수도권 미분양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른바 `밀어내기 분양` 여파로 전월보다 1500가구(5.8%) 늘어난 2만7326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넉달째 증가세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수도권 4182가구, 지방 4만5858가구 등 모두 5만40가구로 전월대비 1571가구나 늘었다.

◇ 거래 줄고 서울 집값도 2개월째 하락세

▲ 서울지역 미분양 아파트 현황(자료 : 국토부)
아파트 거래량도 줄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3월 아파트 거래량은 885건으로 전월(1009건)대비 12.3% 줄었다. 이는 지난해 11월(653건) 한 달을 제외하고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거래량이 줄면서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초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강남3구의 주요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토부가 밝힌 3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7㎡는 2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9억6000만원으로 2000만원 내렸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51㎡는 2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 9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시영1단지 전용 41㎡도 2월 5억55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5억2000만원으로 3500만원 하락했다.

◇ 건설사 잇따른 부도..1~3월 80개업체
 
자금난에 허덕이다 부도를 맞고 있는 건설업체들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어음부도율 현황에 따르면 1~3월 부도 건설업체 수는 80개에 달했다. 특히 2월 22개사에서 3월들어 37개사로 15개나 늘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에 미분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도 건설업체들의 증가 등 지표까지 나빠지면서 시장상황이 많이 위축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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