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2일 채권금리가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지표금리인 국고채3년물 금리는 보합을 기록했지만 장기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그러나 일단 지난주 이어오던 저점 경신에는 브레이크가 걸리는 모습이다. 금리수준이 사상 최저수준에 근접했다는 경계심리가 작용했다. 7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비 상승하며 불안심리를 자극한 것도 강세 행진을 말렸다.
장외시장에서 지표채권인 국고3년 4-1호 수익률은 지난 주말과 같은 4.0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06%까지 하락했지만 추가하락 모멘텀 부재로 보합까지 되밀렸다. 그러나 국고3년 경과물인 3-5호는 1bp 떨어지며 4.05%를 기록했다.
국고5년 4-4호는 4.30%를 기록해 지난 주말보다 1bp 내렸다. 이날 4-4호 금리는 4.31~4.29%를 오갔다. 10년물인 4-3호 금리는 3bp 하락하며 4.65%로 하루를 정리했다.
장내 채권시장에서는 1조4000억원 가량이 거래돼 비교적 저조했다. 3년물 4-1호가 7400억원 가량 거래됐고 5년물 4-4호도 5000억원 가까이 손이 바뀌었다. 이밖에 5년 경과물 3-6호가 1300억원 가량 매매됐지만 다른 채권들의 거래는 미미했다.
증권업협회는 국고채권 3년물 마감호가를 보합인 4.08%로 고시했다. 국고채5년 금리는 1bp 떨어진 4.31%, 국고채10년물 금리는 4.66%로 3bp 하락한 것으로 기록됐다.
국고채1년물과 통안채 1년물이 나란히 1bp씩 내려 3.98%로 어깨동무를 했고 통안채 2년물도 1bp 떨어진 4.07%를 나타냈다. 회사채3년물은 AA-가 4.65%로 보합을, BBB-가 9.08%로 1bp 하락했다.
환경이 변했다..금리하락은 자연스런 산물
채권시장은 최근 금리하락에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만으로는 금리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 펀더멘털이 금리에 우호적이고 시장 내부에는 채권공급보다 채권매수 자금이 더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뀐 환경에 대한 적응은 거쳐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금리수준이 워낙 낮아 매수세력의 심리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채권금리도 하락세를 연장하는 분위기로 시작했다. 국고채3년물 입찰이 있었지만 규모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낙찰 결과도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3일 통안채 입찰 규모가 수급의 변수로 작용했지만 3조원 안팎이라면 소화에 무리가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한은은 장 마감 직후 2년물 2조5000억원과 91일물 1조원을 합쳐 3조5000억원어치를 입찰에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7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비 0.6% 상승하고 전년 동기대비로는 4.4% 오른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심리가 일부 위축됐다. 그러나 수요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강세심리 여전하지만 조정필요성도 대두
금리의 방향은 여전히 하락쪽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조정"을 기다리는 심리가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이미 마차에 올라탄 세력은 내릴 것을 고민하고 마차밖에 있는 세력들은 올라탈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매도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매수를 늦추는 식의 대응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당장 금리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는 오르지만 수요가 아닌 공급측면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채권시장으로서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동부증권 신동준 수석은 "코어물가의 중기 안정 목표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고유가가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정책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 경기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는 회복 기조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지적은 채권시장이 거의 무시하고 있는 위험을 일깨우고 있다. 신영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의 경기동조화가 예전만 못하다"며 "중국경제가 연착륙하고 일본 경제가 회복되면 미국 경제의 영향력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