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최현석기자] 그린스펀 효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을 7일만에 상승반전시켰다. 당국 개입 경계감도 역외매수를 유발시키며 환율 상승에 한몫했다.
그러나 실제 개입이 이뤄지지 않자 실망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을 상당부분 반납했다.
16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0전 오른 1176.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이후 지속된 하락세가 일단 저지된 것.
◇16일 시황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달러/엔 급상승을 반영해 전날보다 5원 높은 1181원으로 거래를 시작, 곧 1183원까지 급등한 뒤 주식자금 등 매물과 엔약세 조정으로 10시49분 1177.20원까지 떨어졌고 1178원선 중심 등락후 1177.80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후장에서 환율은 달러/엔 상승과 역외매수 등으로 1178원선으로 올라선채 횡보한 뒤 매수증가로 3시8분 1179.2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자금과 기업네고 등 공급이 꾸준히 이뤄진 영향으로 추가상승은 제한받았고 장마감전 달러/엔 추가하락과 개입에 기댔던 롱(달러과매수분) 포지션 정리로 1176.70원으로 밀리며 거래를 마감했다.
◇그린스펀·당국 경계감vs주식자금..급등후 조정
그린스펀 효과와 당국개입 경계감으로 환율이 상승했으나, 주식자금관련 매물이 나오자 상승폭은 크게 줄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2거래일, 코스닥시장에서 4거래일째 주식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환율상승에 걸림돌이 됐다.
주식자금관련 매물과 역외매수 등이 충돌한 영향으로 거래량은 오랜만에 30억달러를 넘었다.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미 경제성장 낙관론과 일본 당국 개입설로 달러/엔이 118.60엔선까지 급등한 뒤 일본은행(BOJ)이 1년여만에 경기판단을 상향한 영향으로 118.10엔대로 하락하자 달러/원도 급등과 조정받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 시중은행 국제담당 임원들과 만나 투기적 요인에 따른 환율변화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시장에 경계심리를 불어넣었으나, 실제 개입에 나서지는 않아 실망매물을 초래했다.
◇바닥은 확인..상승세 구축엔 확신 부족
환율이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매물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상승세를 확신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참가자들은 이날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 헤지되며 매물로 나올 규모가 줄거나, 당국 개입이나 결제수요 등으로 주식자금이 소화된 뒤에나 1180원대 진입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국 개입 의지로 바닥을 다진 뒤 한차례 급등이 이뤄질 경우 기업 등 결제수요가 촉발되며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역외가 달러강세 전환 전망과 북핵문제 등을 근거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점은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매수세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상승시도는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그린스펀 미 연준리 의장이 상원에서 다시한번 미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휴일이후 환율을 상승시킬 정도로 달러/엔이 상승세를 지속할 지는 미지수다.
기업은행 나우식 대리는 "개입 경계심리가 너무 강해 대부분 은행이 롱을 들고 있다가 결국 손절매도했다"며 "역외세력은 장마감후 역외시장에서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대리는 "글로벌 달러강세 전망으로 달러/엔이 119엔대로 상승하면 환율도 끌려올라갈 것이나, 주식자금 매물로 1180원대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은 외국인 주식매수 행진이 멈출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지표들
달러/엔 환율은 5시23분 현재 118.31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4.40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69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1억원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27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8700만달러가 거래됐다. 17일 기준환율은 1178.80원으로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