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대 35년, 돛단배 반도체를 거대 함선으로 바꿨다"

이규필 SSIT 석좌교수, 뉴스룸 인터뷰
"거대 함선 만들고 운행하는 건 결국 사람"
  • 등록 2024-03-04 오후 1:57:34

    수정 2024-03-04 오후 7:28:5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 반도체는 작은 돛단배에서 거대한 함선으로 성장·발전해 왔습니다. 이 배를 만들고 운행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이규필 삼성전자공과대학(SSIT·삼성공대) 석좌교수는 최근 삼성전자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기업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인재 육성이라는 생각에 SSIT로 오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SSIT는 지난달 21일 학사 27명, 석사 43명, 박사 4명 총 74명이 졸업하는 2023년도 학위수여식을 열었고, 이번 인터뷰는 이에 맞춰 이뤄져 4일 공개됐다.

이규필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석좌교수. (사진=삼성전자)


SSIT는 정부가 인정한 최초의 사내대학이다. 업무와 공부를 병행하려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그 대상이다. 1989년 설립 이래 35년간 SSIT를 거쳐 간 졸업생은 총 1297명이다. 2007~2022년 석박사 과정에서 발간한 국내외 논문은 573건이다. 그 중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여겨지는 SCI급은 133건에 달한다.

이 교수는 ‘SSIT 5개년 혁신안’을 계획하고 추진한 인사다. 삼성 반도체 내부에서 전문가들을 모아 이들과 함께 현장 특화 커리큘럼을 만든 것이다. 이 교수는 “삼성 반도체 내부에는 참 좋은 인력들이 많다”며 “반도체에 청춘을, 인생을 바친 분들”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분들이 가진 실력을 활용해 후배를 육성하면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겠다고 생각해 교수 제도를 다듬었다”고 했다. 이 교수 역시 1985년 삼성전자(005930)에 입사해 줄곧 메모리반도체 외길을 걸어온 장인이다.

함께 인터뷰에 나선 동승훈 교수는 “SSIT는 반도체공학과 하나로 이뤄져 있기는 하지만, 교원들의 학술적인 배경은 웬만한 이과대학, 공과대학의 전공 분야를 모아놓은 형태”라며 “거기에 설계부터 인프라까지 DS 부문 거의 모든 분야의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부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활용해 융복합적인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대부분 학생들이 특별한 꿈을 이야기하지 않는데, 졸업 때쯤 다시 질문하면 완전히 달라진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며 “세상에 눈을 뜬 것 같이 승진 목표가 달라지고 인생의 꿈이 달라지고 열정이 달라짐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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