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고립무원 상태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유럽연합(EU)이 수액억유로 규모 군사·경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이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전차를 몰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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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EU가 작성한 기밀문서 초안을 입수해 EU가 200억유로(약 29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전용 군사기금’을 조성 ·집행할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금은 EU 회원국이 자국 재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 이 비용을 보상해주는 데 쓰인다. 또한 우크라이나군 훈련 비용도 이 기금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EU는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올해만 우크라이나에 75억유로(약 11조원) 규모의 간접적 군사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U는 이와 함께 다음 달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유로(73조원) 규모 경제 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오는 23일 우크라이나를 위한 대규모 탄약 지원 방안을 공개한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이 실패한 상황에서 외부 지원도 축소될 위험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여야 대치로 신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면서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했다. EU에서도 친러 회원국인 헝가리 제동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에 공세를 펴고 있는 와중에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가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게 EU 우려다. EU는 기밀문서 초안에서 “외부지원에 대한 우크라이나 의존도를 고려하면 향후 EU 회원국과 우방의 선택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결정적인 진전을 이루거나 (러시아에 대한) 저항 능력이 심각하게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세계경제포럼 연례총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영토를 되찾기 위해선 충분하고 지속적인 무기 공급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용 군사기금 역시 집행하려면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해 헝가리 등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