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포로 만든 ‘살아있는 로봇’ 나왔다 [영상]

  • 등록 2023-12-01 오후 2:35:55

    수정 2023-12-01 오후 3:13:29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인간 세포로 만든 ‘살아있는 로봇’을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앤스 로봇’이라고 불리는 이 로봇이 향후 상처나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앤스 로봇. (사진=터프츠 대학교 Gizem Gumuskaya)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 CNN에 따르면, 터프츠 대학과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인간의 기관지 세포를 이용해 개발한 ‘생체 로봇’ 관련 논문이 이날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저널에 게제됐다. 이 연구팀은 앞서 개구리 배아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제노봇’이라는 이름의 생체 로봇을 만든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인간의 기관지에서 떼어낸 상피 세포를 이용해 생체 로봇을 만들었다. 인간의 기관지 세포에는 털같은 돌기가 돋아난 섬모로 덮여 있는데, 연구진은 이 섬모를 이용해 세포가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특정한 조건을 형성해 단일 세포인 상피 세포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다세포 구조로 성장하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덩어리 ‘오가노이드’는 직선으로 움직이거나 원을 그리는 등 다양하게 움직이며 약 60일간 생존했다고 한다.

움직이는 앤스 로봇. (사진=유튜브 @Science X, 터프츠대 Gizem Gumuskaya)
이 ‘앤스 로봇’이 생체 로봇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연구진이 의도한대로 움직이면서도, 살아있는 것처럼 스스로 자기 조직을 형성하는 ‘자기 조립’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수한 목적을 갖고 스스로 성장한 세포는 향후 인체 내에서 표적 치료를 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논문에서는 앤스 로봇이 섬모의 형태와 배열이 이동 방향이나 속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손상된 신경 세포층으로 이동해 그 부위의 치유를 촉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앤스 로봇(초록색)이 손상된 검은 길을 따라 빨간 신경 세포 조직을 이동하고 있다. 앤스 로봇은 빨간 신경 조직을 자극해 손상 부위가 좁아지도록 했다. (사진= doi.org/10.1002/advs.202303575)
아직 앤스 로봇의 치유 매커니즘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연구팀은 “앤스 로봇은 미래에 환자 개인에 맞춰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치료에 사용되거나, 주사와 같은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특정 부분에 약물을 전달하거나 기도에 쌓인 과도한 점액을 제거하는 등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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