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미국 패션계의 구루(Guru)로 불리는 디자이너 오스카 델라 렌타가 향년 8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 오스카 델라 렌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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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렌타 디자이너는 이날밤 자신의 아내인 아네트 델라 렌타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네티컷에 있는 자택에서 임종을 맞았다. 8년간 앓아오던 암 합병증이 직접적인 사인이었다.
지난 1969년에 미국 시민권을 얻은 그는 프랑스 주류 패션계에서 최고로 올라선 사실상 첫 디자이너다. 랑방을 이끌던 디자이너 안토니오 델 카스티요의 조수로 활동하다 프랑스 브랜드인 피에르 발망에서 10년간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그 후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브랜드를 직접 런칭했다.
50년 이상 패션계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유행시켰고, 헐리우드에서도 셀러브리티로 잘 알려져 있다. 유명 모델인 케이트 모스, 신디 크로포드, 헐리우드 여배우인 페넬로페 크루즈, 새러 제시카 파커, 앤 해서웨이 등이 즐겨 입었던 그의 드레스는 미국의 패션 잡지인 ‘보그’지를 장식하거나 아카데미상 시상식 레드카펫을 수놓았다.
특히 재클린 케네디와 낸시 레이건, 힐러리 클린턴 등 역대 미국 퍼스트 레이디들의 옷을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이날 직접 추모 동영상을 제작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그가 만든 드레스를 입고 걸어나오는 힐러리를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며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라는 감탄사를 연발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나의 친구였고, 이를 넘어 그는 최고의 재능이었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