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프로선수 돈 있어도 안내..국민연금 체납 4200억(종합)

건보공단 7월말 현재 8만1822명 4197억원 체납
소득 일정치 않고, 노후대비 인식 부족
  • 등록 2013-08-26 오후 4:26:26

    수정 2013-08-26 오후 6:30:11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50대 중견 배우인 정모씨는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56개월간 1600여만원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체납했다. TV에 종종 얼굴을 비추긴 하지만 자주 작품이 들어오는 게 아니어서 한해 평균 4300여만원 정도를 번다. 수입 대부분 생활비로 쓰다보니 월 30여만원의 보험료마저 부담스럽다.

프로스포츠 선수인 30대 유모씨. 2010년 6월부터 37개월간 1400여만원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체납했다. 연수입이 7500만원인 유씨의 월 보험료는 35만원이다. 못낼 형편은 아니지만, 유씨는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어차피 못 받을 텐데’라는 생각에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다.

연예인과 프로스포츠선수, 전문직,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체납하는 일이 빈번하다. 소득이 일정치 않은데다,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납부를 회피하고 있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강기윤 의원(안전행정위원회)에 제출한 ‘국민연금 특별관리대상자 체납·징수 관리현황’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국민연금 체납자는 8만1822명에, 체납액은 4197억원이나 됐다.

2013년도 국민연금 특별관리대상자 체납/징수 관리 현황(단위 : 명, 백만원, %)
특별관리대상자란 연예인, 프로스포츠선수, 전문직, 고소득 자영업자 등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국민연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하는 이들이다. 체납기간 6개월, 종합과세 대상 소득이 연 2300만원 이상이다.

직종별로 연예인 297명이 14억500만원을 체납했고, 프로스포츠선수 288명이 17억2900만원을, 전문직 191명이 9억300만원을 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영업자가 8만1890명에, 4156억8800만원으로 압도적이다.

반면 체납된 보험료 징수실적은 미미하다. 건강보험공단은 전체 체납자 중 1만5870명에게서 209억원을 징수하는데 그쳤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납부 저항이 가장 심하다. 체납 자영업자에 대한 징수율은 지난해 체납금액 대비 13.1%에 그친데 이어 올해는 4.9%로 떨어졌다.

보험료 체납자에 대해서는 압류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은 개인의 노후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연금 특성상 징수를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은 반발을 살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120개월 이상 납부해야 연금을 받을 자격을 갖는다”면서 “자영업자나 연예인 등은 고소득자라도 수입이 일정치 않아 매달 일정한 보험료를 꾸준히 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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