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다”“푸르다”… 은행株 무슨색?

순환매 장세 덜 오른 종목인데… 실적·경기회복 불확실에 ‘설왕설래’
  • 등록 2010-12-07 오후 5:31:00

    수정 2010-12-07 오후 5: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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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최근 들어 빠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면서 각 업종들이 순서대로 장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조선주부터 시작한 순환매 장세는 자동차주, IT주로 이어졌고, 철강주와 건설주도 상승세를 보이는 등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제 어떤 업종이 오를 차례인지 예측하느라 분주하다. 아직까지 덜 오른 종목은 은행株. 하나금융 등 지주사는 그나마 최근 들어 오름세를 보였지만 시장 수익률을 이기지는 못하고 있고, 기업은행(024110)을 비롯해 대구은행(005270), 부산은행(005280) 등 지방 은행들은 벌써 두 달째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덜 오른 종목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만큼 이들 종목도 오를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반면, 못오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만큼 각종 문제회복이 가시화될 때를 기다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은행주가와 경기선행지수간의 관계로 인해 내년이면 경기선행지수 반등이 은행주가의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선후 관계를 보면 경기선행지수 반등으로 인해 은행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르고 있는 은행주가에 힘을 보태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간 은행주 발목을 잡았던 주택시장의 미분양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은행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경기회복까지 가시화되면 은행주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한국 경기선행지수 반등과 인플레이션 현상 및 금리인상 국면에서 은행업종은 작년과 같은 유리한 매크로 환경을 보장받을 수 다"며 "여기에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국내 기관들의 비중이 작아 향후 매수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을 들여다보면 오를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하나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은 M&A 이슈나 경영진 교체 등 이슈가 있었지만, 이들을 제외한 여타 은행주는 아무런 이슈가 없었다는 것. 게다가 코스피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기 이전에 이미 은행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탓에 저평가 매력도 높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는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시장에서 평가를 못받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상당규모의 문제여신"이라며 "문제여신 축소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은행주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인데,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이에 따른 실적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생기거나 은행 충당금이 감소하는 등 실적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매수에 나서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엇갈리는 증권가 전망에 투자자들은 더욱 헛갈려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내년 국내 주식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예상되면서 대부분 업종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굳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는 업종에 대해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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