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추가상승 전망은 엇갈려

재고동향, 미국 한파, OPEC 변수에 촉각
  • 등록 2004-01-14 오후 3:55:15

    수정 2004-01-14 오후 3:55:15

[edaily 공동락기자] 국제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잠시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 다시 상승세로 반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유가의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은 전일대비 배럴당 29센트 하락한 34.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한때 35.20달러까지 상승하며 이라크 전쟁 이후 최고치를 경신,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불안한 수급 여건..OPEC도 불안 요인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경제의 고성장, 미국 북동부 지역을 강타한 한파 등으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공급 여건이 특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가급등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런던 석유시장의 한 딜러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 급증이 유가 급등의 근본적인 요인"이라며 "거래중인 유럽계 정유사들 가운데 아시아로 이동하는 물량이 대미 수출 규모를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 수요가 급증한데 반해 공급은 이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석유재고는 1주일동안 170만배럴 감소한 2억6900만배럴에 그쳐 지난 197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급 요인 자체가 이미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EAI의 래리 앨버슨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2억7000만배럴이 중요한 기준선"이라며 "만일 생산량이 이를 하회할 경우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정유업체들이 생산을 오히려 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신임 의장 체제로 재편된 이후 시장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변수다. 최근 푸르노모 의장은 "OPEC은 유가를 배럴당 22~28달러선에서 안정시킬 것"이라며 "2월 정례 모임에서는 별도의 감산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르노모 의장은 그러나 지난해 연말 의장 취임을 앞두고 공공연히 현재 산유국들의 원유를 과잉 생산하고 있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인물이다. 중동 국가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조직에서 비록 순번제로 돌아가는 의장직이지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이와 같은 강경 노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엇갈린 전망..OPEC 변수에 촉각 국제 유가의 상승세 지속 여부는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한파의 장기화 여부 및 2월10일 열릴 OPEC 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유가의 안정세를 전망하는 쪽에선 유가가 지난 수개월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배럴당 35달러선에서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 올해 상반기 북반구의 기후가 예년에 비해 온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원유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인피니티 브로커리지의 존 파슨스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차익매물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의 추가 상승을 주장하는 이들은 전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 추세가 계속될 경우 상승 탄력을 받은 유가가 다시 되밀릴 것으로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바클레이캐피털은 마켓 코멘트에서 "현재 투기적인 수요가 가세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향후 상당기간 동안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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