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취업하고 내국인은 실업급여…고용시장 ‘썰렁’

고용보험 가입자 35만명 늘어…외국인만 11만명↑
10만명 늘어난 제조업, 90%가 외국인 가입자
내국인 실업급여 신청 증가…지급액 9600억원
  • 등록 2023-05-08 오후 1:31:33

    수정 2023-05-08 오후 1:31:33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달 고용보험에 새로 가입한 3명 중 1명가량은 외국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만명가량 늘어난 제조업 가입자의 90%는 외국인이 차지했다. 반면 내국인의 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증가해 고용시장이 여전히 어려웠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상담을 받는 모습.(사진=연합뉴스)
8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10만8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35만5000명(2.4%) 증가했다. 산업별로 제조업이 10만4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보건복지(9만8000명), 숙박음식(5만1000명) 등 순이었다.

고용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은 제외된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하게 되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비전문취업(E9) 비자와 조선족의 방문취업(H2) 비자를 발급한 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6만9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11만4000명이 늘었다. 직전 달인 3월보다도 1만4000명이 늘었다. 이에 외국인 가입자를 뺀 내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24만1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폭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90%가량이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어 제조업 가입자 동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수 증가분(10만4000명) 중 9만9000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내국인 가입자는 500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계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에서 외국인 효과를 걷어내면 증가폭이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가입효과 부분 제외한다면 조만간에 마이너스로 갈 우려도 있어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천 과장은 이어 “다만, 최근 일자리들이 주로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기술이나 자본 집약적 산업으로 가고 있어서 제조업이 고용이 준다고 해서 제조업 업황이 나쁘다고 단순히 말하기 어렵다”며 “사업장의 빈 일자리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인력에 대한 수요가 다급하지 않아 보이는 느낌도 든다”고 전했다.

외국인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국인의 실업급여 신청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구직급여 신규신청자 수는 9만6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3000명(3.1%)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이 3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정보통신(+800명), 숙박음식(+500명) 등 순이었다.

구직급여를 신규 신청했다는 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비자발적으로 일터에서 이탈했다는 뜻이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6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명(0.9%) 증가했고, 전체 지급액은 9617억원이다.

천 과장은 “지급자 숫자가 많은 이유는 지난해까지 피보험자 증가로 이어졌던 고용의 규모·효과들이 실제로 상실에도 영향을 줬고 그들이 실업급여 신청자 증가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며 “다만, 전체 실업자 동향을 보면 2021년 4월 이후부터 실업자는 이제까지 계속 감소하고 있어 구직급여 신청자의 일시적인 증가를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고 해석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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