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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가상화폐 헤지펀드 숫자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두가, 엄마들까지 펀드 하는 것 같다”
FT는 고등학생 때 처음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가 가상화폐 투자펀드 설립자가 된 아리 르위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2012년 비트코인 첫 투자 당시 르위스는 뉴욕 롱아일랜드에 사는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당시 10달러에도 못 미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5월이 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2000달러까지 폭등했다.
르위스는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한 후 그라스호퍼 캐피탈이라는 소규모 가상화폐 투자펀드의 설립자가 됐다. 이 펀드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급등에 끌린 부유한 투자자 8명이 총 22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번달 초, 르위스의 펀드는 9월초 9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발 악재로 비트코인 가격은 그 후 15% 고꾸라졌다. 그는 현재 수익률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장기투자자”라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68개…ICO참여·매수 후 보유 전략 써
영국의 조사기관인 ‘오토노머스넥스트’에 따르면, 현재 가상화폐 헤지펀드는 68개에 달한다. 이들은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인 신규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에 참여하거나, 이더리움이나 라이트코인 등을 가상화폐를 사서 보유하는 투자전략을 쓴다.
이같이 가상화폐 헤지펀드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비토르 콘스탄시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지난주 비트코인을 “투기 수단”이라며 폭등세가 “17세기 튤립 광풍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펀드 매니저들은 가상화폐 투자에 속속 새로 진입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지난달 200명의 글로벌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가의 펀드매니저들도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투자처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만이 기관투자자 관심 받아…앤더슨 호로위츠·세콰이어도 가상화폐 펀드에 투자
다만 FT는 많은 신생 가상화폐 펀드들이 스스로를 헤지펀드라고 부르고 있지만 소수만이 기관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인프라나 경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리플의 초기 투자자이며 올해 초 헤지펀드 제너럴크립토를 설립한 자크 해밀턴은 “서부로 가는 웰스파고 마차를 탄 기분”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가 ‘서부 개척’과 비슷한 미지의 세계라는 것이다.
일부 가상화폐 헤지펀드들은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받아 신뢰를 주기도 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로 2억5000만달러를 운용하는 폴리체인캐피탈은 유명 벤처캐피털인 앤더슨 호로위츠와 세콰이어의 투자를 받았다. 6000만달러를 굴리는 가상화폐 헤지펀드 메타스테이블은 벤처투자사 엔젤리스트 창업자인 나발 라비칸트가 공동 설립자다.
하지만 월가 거물 중에는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이들이 꽤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은 거품”이라고 경고했고 전설적인 헤지펀드 투자자 줄리안 로버트슨도 “나는 가상화폐를 이해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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