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수요자)와 규제(정부) 사이의 '두더지잡기 게임'이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투기와 규제의 두더지잡기 게임은 참여정부 출범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투기는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처음 나타나 악명을 떨칩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소형평형 의무비율, 임대주택 의무건설,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연한강화 등으로 대응합니다.
그러자 투기는 분양 아파트로 말을 갈아탔고 정부는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투기과열지구제 도입)를 취합니다. 최근엔 청약제도까지 바꿔 분양시장에서 투기의 접근을 원천봉쇄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투기와 규제의 두더지잡기 게임에서 정부의 규제가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만 올 들어 이같은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종부세를 필두로 각종 세금이 현실화되면서 철옹성 같았던 강남 집값의 한쪽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출규제에 금리인상은 정부 규제 효과를 증폭시키면서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때문에 곤욕을 치러온 정부도 오랜만에 웃는 얼굴입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 6월 분당급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예상 후보지로 거론되는 용인 이동, 남사면 일대에 부동산 매물이 동났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용산 철도기지 개발 소식에 단숨에 평당 가격이 1억원을 돌파했다는 서부이촌동 단독주택 값은 집값 안정세를 무색케합니다. 얼마전 송도의 한 오피스텔엔 5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부동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이나 투자자들은 대선공약 이후를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선에서 재건축 규제완화, 종부세 부과기준 완화 등의 공약이 나올 경우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택정책 당국은 투기망령이 되살아 날 징후가 많다는 사실을 항상 되새겨 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