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전망도 하향됐다.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디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줄고, 농산물 작황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급 측 압력도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내린 2.4%로 제시, 내년 중 물가 목표치(2%)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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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2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석 달 전 전망치(2.5%)보다 0.1%포인트 하향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2.9%에서 2.8%로 낮췄고, 하반기는 2.2%에서 2.0%로 내렸다. 하반기 분기별로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0.5%, 0.6% 성장이 전망됐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종전 전망치(2.1%)가 유지됐다.
이번 성장률 하향은 전기비 1.3% 성장률을 기록한 1분기 성장이 연간 전망에 과도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 때 1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와 연간 성장률을 상향조정했지만, 1분기 성장은 일시적인 요인이 컸기에 과도하게 상향된 것을 기술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내수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1.8%에서 1.4%로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가계 실질소득 개선이 다소 지연되는 가운데, 승용차 등 재화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소비도 증가세가 약화됐다는 평가다. 설비투자는 0.2%로 석 달 전 전망치(3.5%)보다 3.3%포인트나 깎였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도 반도체 기업들의 보수적 투자 행태와 항공기 도입 지연, 높아진 자본재 수입가격 등 영향으로 위축됐다는 판단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2.0%에서 -0.8%로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다. 정부의 재정 신속집행, 부동산 거래 및 분양 확대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단 판단이다.
한은은 이번 성장률 하향이 경기 부진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도했던 1분기 성장 기대에 대한 기술적인 조정일 뿐 잠재성장률(2%)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성장률을 낮춘 것이 경기가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줄 수 있는데, 경기가 나빠졌다거나 기조적인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종전 전망치(3.1%)가 유지됐다. 중국 성장률이 4.7%에서 4.8%로 높아진 반면,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이 각각 2.5%, 0.8%에서 2.4%, 0.4%로 하향 조정됐다. 유로지역은 기존 예상(0.8%)과 동일했다.
세계교역 신장률은 기존 3.1%에서 2.8%로 하향 조정됐다. 상품교역 중심의 개선세가 이어지겠지만, 최근 선진국의 부진한 실적과 주요국 사이 무역갈등 등을 감안할 때 회복 속도가 지난 전망 당시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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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서 “내수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한데다 농산물가격도 양호한 작황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물가는 지난 전망 수준을 소폭 밑돌 전망”이라며 “내년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목표 수준으로 수렴해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의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2%, 2.1%다. 하반기는 각각 2.1%, 2.0%가 제시됐다.
한은은 브렌트유 전제치를 배럴당 85달러에서 83달러로 낮추기도 했다. 원활한 원유 생산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축소 계획 등 공급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글로벌 수요도 예상을 소폭 밑돌면서 당분간 80달러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란 판단이다.
올해 경상수지는 73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석 달 전 전망(690억달러 흑자)보다 40억달러 상향 조정된 것이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감은 26만명에서 20만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2.9%로 종전과 동일하게 예상됐다.
한편 한은은 AI 침투 확산 등으로 반도체 경기 개선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2.6%, 내년엔 2.3%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경제가 잠재 수준을 밑도는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엔 올해 성장률이 2.3%, 내년엔 1.8%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