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중도적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파)로 꼽히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이 섣불리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것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냈다.
|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사진=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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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총재는 15일(현지시간)자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연준은 신중하게, 서두르지 말고, 속단하지 말고, 섣불리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승리) 선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아직 (정확히) 모른다’, ‘제대로 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가 충분히 안정됐다는 게 확인되기 전까지 연준이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당분간은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걱정하는 건 실제로 (정책 목표인) 연간 2%대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는지 충분한 정보가 없으며 스톱앤고(stop-and-go·오락가락) 통화정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며 “사람들은 (경제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스톱앤고식 사고방식은 혼란을 야기한다. 궁극적으론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스톱앤고 통화정책은 단기간에 기준금리 인하·동결과 인상을 반복하는 행태다. 1970년대 미 연준은 물가 추이를 충분히 관찰하지 않고 긴축과 완화를 오가는 통화정책을 폈다가 경제 혼란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데일리 총재가 연준의 섣부른 통화정책 전환에 경계감을 나타낸 건 최근 시장에서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료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하향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르면 내년 3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까지 전망했다. 이에 데일리 총재는 연준의 현행 통화정책이 고용 창출과 인플레이션 억제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일리 총재는 향후 미국 경제 추이에 관해선 성장률 둔화를 예상하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그는 “내가 듣고 있는 (경기) 우려 중 경제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끔찍한 침체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