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엔 사과우체국 양양엔 서핑우체국…낡은 지방우체국, 명소로 ‘탈바꿈’

내년 자체 예산 1000억원 들여 50여개 우체국 재건축
복지등기, 전국 지자체로 확대…복지사각지대 해소
다음주부터 전국 우체국서 4대 은행 금융업무도 가능
  • 등록 2022-11-23 오후 2:01:28

    수정 2022-11-23 오후 2:08:12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사과 주산지 강원도 영월에 사과우체국이, 서핑 핫플레이스인 양양에는 서핑우체국이 들어선다. 천년고도 경주에는 한옥 우체국이, 도심번화가에는 상업시설과 어우러진 카페형 우체국이 만들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전국 400여 우체국을 지역 특색에 맞춰 새롭게 재건축한다고 밝혔다. 과거 빨간 벽돌의 획일적이며 통일적인 외관을 탈피해 지역의 특색에 맞는 지역 명소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될 우체국은 창업지원시설과 주민복지시설 등 지역 주민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23일 “전국에 있는 35년 노후 우체국이 600여개 넘는데 이 중 개·보수를 통해 안전에 문제가 없는 곳을 뺀 400여 개 우체국이 대상”이라며 “우선 내년에는 1000억원을 투입해 50여 우체국을 재건축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재원은 우체국 예금사업 운영을 통해 확보된 이익 등이다. 국민 세금 투입 없이 전액 자체 조달한다. 손 본부장은 400여 개 우체국을 모두 재건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9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아울러 현재 지방자치단체 8곳에서 하고 있는 ‘복지등기’ 사업을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복지등기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가구에 주기적으로 복지사업 안내정보를 담은 등기우편을 집배원이 배달하면서 위기 의심가구의 안부를 체크해 지자체에 전달하는 사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는 긴급한 복지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대해 조기 지원을 할 수 있다.

손 본부장은 “1100여 건의 복지등기가 배달됐고 136가구가 공공·민간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았다. 시범사업을 해보니 성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우정사업본부는 폐의약품을 집배원을 통해 회수하는 사업도 한다.

당장 다음 주부터는 전국 우체국 지점 2482곳에서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입·출금, 계좌 조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점포가 지방에서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금융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손 본부장은 “지방소멸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며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우체국의 전국적인 네트워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이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후 우체국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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