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인플레이션 전쟁, 현재진행형…버티며 투자 감 익힐때”

[제2회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1악장 금융 소나타
오건영 부부장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
40년만 최고치 인플레이션 위기 속 투자 전략은
"물가상승 억제에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하지만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 쓰나미 조만간 몰려올 것"
  • 등록 2022-11-17 오후 2:29:02

    수정 2022-11-17 오후 9:25:47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금은 투자에 발을 걸친 상태에서 경험을 쌓으며 살아남을 때입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 강연에서 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투자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이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제2회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에서 제 1악장 금융 소나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그 전망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균형 잡힌 투자 원칙 중요…외환위기 우려 시기상조


국제 금융 전문가인 오 부부장은 투자자로부터 ‘거시경제 일타 강사’로 불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분석의 대가로 어려운 거시경제를 알기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오 부부장은 현 금융시장에 대해 “작년 이맘때인 지난해 11월19일은 나스닥이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시기였던 것을 기억하느냐”며 “하지만 지금은 투자시장에 희망고문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 공포에 집중하고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40년만’이라는 수식어다. 우리는 40년 동안 본 적 없던 괴물을 만났고, 이에 대응할 경험이 없다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많은 투자자가 지금까지 기업 실적 분석을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매크로(거시경제)도 같아 봐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오 부부장은 매크로 환경을 종종 ‘어항’으로 비유하곤 한다. 안전한 ‘어항’ 속에서는 화려하고 예쁜 물고기를 고르는 투자가 관건이었지만 어항이 깨진 상태라면 리스크 관리도 함께 필요하다는 게 그의 중론이다. 오 부부장은 “어항이 깨졌다고 해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균형 잡힌 투자의 원칙은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오 부부장은 현 시점의 투자 환경에서 보수적인 접근은 필요하지만, ‘제2 외환위기’, ‘제2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일각의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오 부부장은 “1997년도에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280억달러 정도 됐고 당시 200억달러의 무역적자는 굉장히 치명적으로 다가왔다지만 지금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4200억달러로 웬만한 무역적자는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환위기의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조경을 헤칠 정도로 미친 듯이 방파제를 쌓았다”며 “아직 외환위기를 논할 때는 시기상조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이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제2회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에서 제 1악장 금융 소나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그 전망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 쓰나미 몰려와…금리 고점 찍어도 바로 하락 글쎄

최근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2%,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는 4개월 연속 둔화세다. 지난 9월 상승률은 8.4%였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를 밑돌았다. 최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7.9%)를 밑돈 7.7% 상승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이 실리는 흐름이다.

이와 관련 오 부부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물가상승 억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정점을 확인하면 미국의 금리 인상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올 하반기 네 번의 자이언트 스텝의 쓰나미가 어느 시점부터 몰려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은 금리 상승의 속도만 낮춰지고 있는 단계일 뿐 예전처럼 금리가 고점을 찍었다고 해서 곧장 하락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오 부부장은 결국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금융시장 환경에서는 분산투자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 조언한다. 오 부부장은 “현재는 투자에 발을 걸치고 시장이 어떻게 바뀌는지 공부해야 할 때다”며 “무엇보다 버티며 투자의 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여기고 결국 투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희생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동향을 바라보면서 국면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내년 금융시장 투자 전략의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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