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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은 1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게 구조를 요청했던 아프간 통역사 아만 할릴리가 가족들과 함께 무사히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할릴리와 그의 아내 및 네 아이들은 아프간전에 참전했던 퇴역 미군 및 미 국무부 등의 도움으로 파키스탄 국경을 넘었다. 비밀 작전으로 이뤄진 할릴리 가족의 탈출은 6주 가량 은신처에 숨어 지낸 뒤 아프간을 횡단해 600마일(965km) 이상을 운전해야 했던 긴 여정이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현재는 파키스탄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존 케리, 척 헤이글 상원 의원과 함께 아프간을 방문, 일정 수행 도중 눈보라로 미 육군 블랙호크 헬레콥터가 외딴 계곡에 강제 착륙해 조난을 당한 적이 있다. 할릴리는 이 때 구조 작전에 참여했다.
할릴리는 이후 폭스뉴스에도 출연해 “저와 제 가족을 잊지 말아달라. 지금 아프간은 매우 힘들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고 거듭 도움을 청하는 한편, 미국에 배신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말 가족들과 함께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을 찾아 마지막 탈출 비행기에 탑승하려 시도했으나, 가족들을 제외한 할릴리 본인만 탑승이 가능하다며 제재를 당했다.
할릴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인연이 알려지면서 미 전역에선 아프간전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들을 중심으로 그를 도와주려는 움직임이 일었고, 많은 단체 등도 관여했다. 덕분에 그는 무사히 아프간을 탈출할 수 있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할릴리의 구조 요청 당시 “우리는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그를 찾아 데리고 나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우리는 당신(할릴리)을 구할 것이며, 당신의 공로를 존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