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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가계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설문조사를 통해 “가계대출을 조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올해 1분기 ‘가계주택’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실적치는 -37을 기록했다. 가계주택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을 뜻한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대출금리를 높이는 등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답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정도 수준은 10여년 만의 최저치였던 지난해 3분기(-40) 당시보다는 높아진 것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이후 가계대출 문턱을 바짝 높였던 국내 은행이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더 적절해 보인다. 2분기 전망치도 -30을 기록했다.
전·월세 자금과 마이너스통장 같은 ‘가계일반’ 대출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치는 -10이었다. 2분기 전망치는 -7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출태도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시행, 예대율 규제 강화 등 정부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 가능성 등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판단하는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2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30으로 집계됐다. 2012년 4분기(31) 이후 5년반 만에 가장 높다. 그만큼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정책에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199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2월23일~3월9일 전자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