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원전 1호기 본격 가동…LNG 수입부담 연 25.5억달러 줄인다

14일 준공식 열고 공식 상업운전 개시
가격 치솟은 석탄·천연가스 수입부담↓
올겨울 중 원전 비중 3분의 1 넘어설듯
3년 내 3기 추가가동…원전정책 '탄력'
  • 등록 2022-12-14 오후 3:42:22

    수정 2022-12-14 오후 9:34:4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14일 국내 27번째 원자력발전소(원전)인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상업운전에 나섰다. 전 세계적 에너지 위기 속 올겨울 전력수급을 더 안정화하는 동시에 천정부지로 치솟은 석탄·가스화력발전 연료 수입 부담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준공식과 함께 본격 가동하는 경북 울진의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왼쪽). 한수원은 이미 지난 7일부터 이곳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오른쪽 신한울 2호기 역시 1년 후쯤 가동 예정이다. (사진=한수원)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도 한층 탄력을 받는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원전 3기를 차례로 가동한다. 2024년이면 사실상 백지화했던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재개할 계획이다.

LNG발전 6분의 1 가격에 경북 전력수요 4분의 1 충당

신한울 1호기는 에너지 위기 속 올 겨울 국내 겨울철 전력수급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 발전설비 규모는 1400메가와트(㎿)로 연 1만424기가와트시(GWh, 이용률 85% 기준)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약 10만3700㎿인 국내 전력 공급능력을 1.3% 끌어올리고 경북도 전체 전력 사용량의 4분의 1을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연료 수입 부담도 대폭 줄일 수 있다. 같은 전력량을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으로 생산하려면 연 140만톤(t)의 LNG를 수입해와야 한다. 평년보다 2~3배 치솟은 현 LNG 수입 단가를 고려하면 약 26억달러어치다. 신한울 1호기 가동 덕분에 이를 4500만달러 규모의 우라늄 29t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국내 전력 공급을 도맡은 한국전력(015760)의 재정난도 그만큼 완화할 수 있다. 올 11월 기준 원자력 발전단가는 1㎾h당 48.9원으로 LNG(294.2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신한울 1호기 가동으로 국내 전력수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겨울 중 3분의 1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원전 발전 비중은 올 10월 기준 31.4%인데 이곳 가동과 함께 33~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한빛 원전 4호기도 5년에 걸친 정기 정비를 마치고 15일부터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 원전 25기 중 20기가 올겨울 정상 가동(5기는 정기 정비중)에 나선다.

새 원전 5기 차례로 가동·착공…尹정부 원전정책 ‘탄력’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당장 3년 내 원전 3기가 추가 가동한다. 내년 하반기께 신한울 1호기와 함께 착공한 신한울 2호기가 가동 예정이다. 또 2016년 착공한 새울 3·4호기(구 신고리 5·6호기)도 공정률이 78%를 넘어서면서 큰 차질이 없는 한 2024~2025년 차례로 가동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백지화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추진도 본격화한다.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실제 착공시점은 2024년 이후이지만 당장 내년 상반기 중 4000억원 규모의 이곳 사업을 조기 발주한다. 국내 운전 원전이 현 25개에서 3년 내 28곳, 10년 내 30곳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8번째)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왼쪽 11번째),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왼쪽 끝) 등 주요 관계자들이 14일 경북 울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전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 기념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내년부터 고리 원전 2~4호기 등의 운영허가 기간이 차례로 끝나지만 정부는 이 기간을 10년 단위로 연장키로 했고 한수원이 이미 관련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다. 또 이 같은 원전 확대 정책의 전제 조건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한다. 2030년 원전 비중 목표치는 지난해 수립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의 23.9%에서 32.4%까지 늘어난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이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한국형 원전 수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 한전은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한다는 목표 아래 폴란드와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 원전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공들이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10월 폴란드에선 현지 민간 발전사와 원전 2기 건설을 전제한 협력의향서(LOI)를 맺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은 원전산업이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원전 생태계 복원에 더욱 박차를 가해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달성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표트르 보즈니 제팍(ZE PAK) 사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 지그문트 솔로쉬 제팍 회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이 지난 10월3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민간 원자력발전소 개발계획 수립 협력의향서(LOI) 및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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