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방아 ‘쿵’, 꼬리뼈 통증 만성화되기 전 치료해야

  • 등록 2016-05-27 오후 3:59:33

    수정 2016-05-27 오후 3:59:3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여성 서모 씨(여)는 얼마전 계단을 급히 내려오다 엉덩방아를 세게 찧었다. 민망함에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느라 당시엔 별다른 통증을 못 느꼈지만 점차 꼬리뼈(미골) 주변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래 앉아 있기 힘들 정도로 꼬리뼈통증이 점차 심해지자 업무에 지장이 생겨 인근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담당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꼬리뼈통증은 자연히 나을 것이라며 앉을 때 도너츠 모양의 방석 등을 이용해 꼬리뼈 자극을 피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별 다른 차도가 없어 고민 끝에 직장동료로부터 한방병원을 소개받아 통원치료한 결과 통증이 점차 완화됐다.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진 뒤 허리나 다리엔 아무 이상이 없는데 꼬리뼈통증 및 골반통증이 나타나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미골통증은 대부분 꼬리뼈가 직접적인 외부충격에 의해 안쪽으로 더 휘어지거나 비뚤어지면서 근육·인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장시간의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꼬리뼈 모양이 변형되면 통증이 생기면서 꼬리뼈 주변 항문이나 엉덩이가 검게 변하거나 살이 트기도 한다. 꼬리뼈통증 빈도는 요통의 1% 미만이며 4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남자보다 여자에서 발생률이 5배 높고, 특히 아기를 출산한 여성이나 잘못된 자세로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있는 직장인에서 자주 발병한다.

한의학에서는 외상으로 인한 꼬리뼈통증에 대해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 등을 처방하고 인대 및 뼈의 지지를 강화하는 치료를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치료법으로는 침, 약침요법, 미골추나교정 등을 활용한다. 꼬리뼈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침치료를 비롯해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홍화약침과 봉독약침 등을 병용한다. 미골추나교정은 틀어진 꼬리뼈가 제 위치를 찾도록 하는 동시에 주변 근육 및 신경을 자극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침제제로 쓰이는 홍화는 인대 및 근육을 강화하고, 뛰어난 소염효과를 지닌 봉독은 염증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김규형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은 “홍화씨는 국화과 잇꽃의 씨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혈을 풀어주며 독을 해독하는 효능을 나타낸다”며 “골절된 뼈를 유합하는 등 뼈와 인대 강화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피톡신’으로 불리는 봉독은 강한 소염작용을 통해 염증 및 통증을 제거하고 인대강화 및 기혈순환에 도움을 준다. 홍화와 봉독약침 치료를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중에는 앉을 때 허리를 반듯하게 하고,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는 등 꼬리뼈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김규형 원장은 “꼬리뼈증후군을 단순 타박상으로 여겨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다”며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꼬리뼈 주변 인대에 염증이 발생하고 만성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통증을 피하기 위해 비스듬히 앉는 자세를 반복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추후에는 배변통이나 성교통을 초래할 수 있다”며 “통증을 느낀 뒤 오랜 기간 방치할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므로 가급적 빨리 전문 병원을 찾아 신속히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규형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이 내원 환자에게 꼬리뼈 통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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