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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예회장의 영결식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사는 고인과 친분이 있는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낭독했다.
김 전 회장은 “고인의 열정과 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며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세간의 오해 또한 묵묵히 감내한 큰 그릇의 어른”이었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고인은 경기도 여주 ‘연하산’에 묻혔다. CJ일가의 사유지로 장지에는 친인척 등 소수 인원만이 함께했다. 아버지를 조용하고 엄숙하게 보내드리고 싶다는 아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뜻이었다.
이 명예회장은 삼성가(家)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후계 구도에서 밀리며 쓸쓸한 노년을 보냈다. 유산상속 문제로 동생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소송까지 벌이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명예회장은 세상을 떠나서야 CJ그룹 일가와 범삼성가 가족들의 ‘화합’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유산 상속 문제로 서먹했던 CJ와 삼성의 가족들은 이 명예회장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재계와 정계, 학계와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각계 인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기업 총수들이 빈소를 찾았고 정계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이 조문했다.
문화 사업에 앞장서 온 CJ그룹인 만큼 박찬욱 감독, 이수만 SM엔터 사장, 배우 신성일, 안성기 등 문화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이 명예회장을 애도했다.
아들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직접 빈소는 지키지 못했지만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면역 문제로 아버지의 장례기간 동안 입관실을 두 번 찾는 데 그쳤다. 이 회장은 아버지의 관이 닫히는 순간 눈물을 흘리며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을 앞두고는 한참을 아버지의 관을 쓰다듬었다고 전해진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삼성가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밀려났으며 한때 은둔 생활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