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재벌계열 수입차 딜러사 가운데 지난해 가장 크게 웃은 곳은 BMW·미니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코오롱모터스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3만4106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약 20%를 차지하는 6000여대를 코오롱모터스가 판매했으며, 여기에는 대당 가격이 5억원을 넘는 롤스로이스도 27대 포함됐다. 코오롱모터스는 전국에 24개의 BMW·미니 전시장·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도요타(렉서스)를 판매하고 있는 효성도 승승장구했다. 효성은 더클래스효성과 효성도요타, 더프리미엄효성 3개 자회사에서 벤츠와 도요타·렉서스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더클래스효성의 경우 조석래 효성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현문·현상 형제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 수입차 딜러 3사는 지난해 벤츠 판매망 4곳과 도요타 판매망 7곳을 통해 6000대 가량을 판매했다. 특히 한동안 부진했던 도요타·렉서스 브랜드의 판매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더클래스효성의 경우 지난해 서울 양재동에 벤츠 중고차 전시장을 열고 중고차 매매업에도 진출했다.
센트럴모터스의 경우 허창수 GS 회장과 함께 사촌동생인 허인영 승산 대표 등 GS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관계사다. 2011년에는 8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작년에는 판매호조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반면 수입차시장이 브랜드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면서 별다른 재미를 못보거나 아예 수입차 딜러사업에서 철수한 재벌들도 있다.
두산그룹은 혼다코리아의 딜러권을 가졌던 DFMS(옛 두산모터스)를 지난해 6월 두산에 흡수합병시키면서 수입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고 조중훈 한진 회장의 조카이자 조중식 전 한진건설 회장의 장남인 조현호 회장이 이끄는 CXC모터스는 지난해 3월부터 미쓰비시 국내 수입을 시작으로 시트로엥, 캐딜락, 크라이슬러에서 상용차인 이베코의 판권까지 사들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10개월도 안돼 판매부진을 이유로 시트로엥의 판권을 자진 반납했다. 미쓰비시도 지난해 불과 81대 판매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성과를 내고 있는 코오롱이나 효성 등은 수입차 개방 원년인 1987년부터 꾸준히 시장을 다져온 회사”라며 “지난 2011년 SK가 수입차 사업에서 철수했듯이 경험없이 무작정 진출할 경우 대기업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