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금에 대한 출처와 성격이 명확하게 밝혀질 경우 현대그룹의 건설 인수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추가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서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현대차그룹은 이 자금과 채권단의 움직임에 대해 민감해하는 모습이다.
◇ "예금잔고 증명서는 진본인데.."
18일 금융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자금 중 일부로 제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예치금 1조2000억원의 출처에 대해 관심을 갖고 파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이 지난 15일 본입찰에서 제시한 인수자금관련 서류에는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예금주로 돼있는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예금잔고 증명서가 포함됐다. 이 금액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으로 제시한 총액의 약 22% 규모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자금의 출처가 불명확할 경우,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본입찰 평가에서 현대그룹이 제출한 이 예금잔고 증명서 자체에 대한 진위 파악에 나섰고 예금잔고 증명서는 '진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역량을 총동원한 이번 인수전에서 제수(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바 있어 채권단의 이같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차순위협상대상자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돌발 변수로 탈락할 경우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 분분한 관측들..현대그룹 "말은 할 수 없지만"
이 예금에 대해 갖는 궁금증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어떻게, 왜'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예금으로 가지고 있었느냐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총 자산은 우리 돈을 기준으로 약 33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뚜렷한 담보물이 없는 현대상선의 프랑스 법인이 이런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일각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는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그룹이 자금의 출처와 성격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에 대한 설(說)이 분분하다. 중동계 자금을 현대그룹이 유치,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했을 가능성 또는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이 그동안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일 수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날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12주년 기념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수자금에 대해서는 국내외 투자자들 다 접촉하고 있고 염려안해도 된다"면서도 "자금에 대해선 (비밀조항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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