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조선자재업체 신동디지텍 매물로

조만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 추진
국내 주요 조선사 수주 받는 등 경쟁력 인정
조선업 살아나 재기 가능성 충분
  • 등록 2022-04-04 오전 11:37:44

    수정 2022-04-04 오후 9:26:09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조선기자재 및 선박부품 업체 신동디지텍이 매물로 나온다. 매각 측은 최근 선박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주인을 맞아 재무 안정성을 되찾으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동디지텍 로고(싸진=신동디지텍)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신동디지텍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삼아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토킹호스란 우선매수권을 가진 수의계약자를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거쳐 최종적으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빠른 매각이 가능하단 것이 장점이다.

1994년 설립된 신동디지텍은 부산을 기반으로 한 조선기자재, 선박구성부품 제조업, 유무선 통신장비, 위성통신장비, 영상감시장치 제조업체다. 약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데다, 해사정보통신 연구소를 설립해 정부기관 등과 다수의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해 기술력도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콘솔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는 조선 경기가 꺾이면서 큰 어려움을 맞았다. 원청업체가 산동디지텍에 출혈경쟁 부담을 전가하며 손실금액이 누적됐고, 주요 프로젝트의 납기가 지연됨에 따라 추가적인 인건비 등이 발생하면서 적자 수주가 발생했다. 여기에 일본 항해통신장비 전문제조업체 후루노가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대리점 권리를 회수하면서 매출도 줄어 결국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매각 측은 조선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만큼 새 주인을 만난다면 회사의 경영도 정상화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량은 컨테이너선 부족에 따른 글로벌 병목현상,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증가 등으로 호조를 보이며 전년대비 11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조선관련 업체의 몸값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기업구조조정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는 투자 2년 만에 HSG성동조선에 내부수익률(IRR)기준 30.3%를 달성하며 투자금을 조기 회수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조선 관련 산업은 막대한 설비, 자본투자, 생산능력, 기술 수준 등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라면서 “기존 기업 간 경쟁강도는 강하진 않지만, 진입장벽은 높기 때문에 당장 경영이 어려워진 업체라도 조선 업황 호황기와 맞물리면 재기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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