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를 지난달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 규모를 8조원 안팎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투자 발표는 지난달 21일 평택캠퍼스에 약 10조원을 투자해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의 잇단 대규모 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위기와 미·중 갈등 격화,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잇단 검찰 수사 등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5년에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1개 라인에 약 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는 평택 반도체 단지 투자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용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제적인 투자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017년과 2018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기에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21일 평택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조성 결정 때도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세대 이동통신(5G)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의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확산 추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경제와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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