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전액 반환하라" 우리銀 찾은 DLS 고객..은행 "조정수용 방침"

중장년층 50여명, 첫 만기도래일 위례신도시점 항의 방문
"펀드인 줄 몰랐다" 불완전판매 강력 주장
금감원 분쟁조정 준비..우리銀, TFT 꾸려 대응 중
  • 등록 2019-09-19 오후 1:08:42

    수정 2019-09-19 오후 1:27:46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일인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에서 직원들과 경찰들이 항의 방문한 투자 피해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9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성남의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에 대부분 중장년층인 50명 넘는 고객이 몰려들었다. 이날은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만기 첫날. 이미 -60.1% 최종 수익률이 확정된 상태다.

고객들은 우리은행에 단체 항의하기 위해 DLF가 집중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위례신도시지점을 택했다. 일부 고객은 “위례 우리은행 돈 맡기면 1억이 3천돼요”·“우리은행은 파생상품 사기 판매! 즉각 철회하라” 등 직접 만든 피켓을 들었다. 고객들은 이 상품이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인지 몰랐다며 원금 전액반환을 강하게 요구했다.

60대 남성인 권모씨는 6개월 만기 DLF에 원금 1억원을 넣어 이날 6000만원 손실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에) 정기예금을 들기 위해 갔더니 DLS를 추천해 가입했다”며 “(PB가) 독일채권 투자로 6개월 넣으면 200만원을 (이자로) 준다고 해서 가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불안전 판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임명수(66)씨는 DLF 가입시 은행 측에서 상품설명서 등 안내 자료를 안 줬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률은 4%이고 손실은 100%라고 처음부터 얘기해줬으면 3600명 아무도 가입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씨는 키코공동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우리은행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한 상태다.

울산에서 왔다는 한 중년 여성도 PB가 상품설명서나 확인서 등을 보여주지 않았고 펀드라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고객은 울분에 못 이겨 눈물을 흘리고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부분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지만 젊은 고객도 일부 눈에 띄었다.

이날 위례신도시지점은 오전 내내 항의 고객들로 가득차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가운데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지켰다. 다만 은행 직원과 고객 사이의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고객들은 우리은행 뿐 아니라 이 상품을 허용한 금융당국도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우리은행 대책을 강력히 촉구하자 본점에서 나온 한 직원이 답변에 나섰다. 우리은행 본점 관계자는 “고객님들 피해가 발생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금융감독원에서 분쟁조정결과가 나오면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고객은 그 전에 은행이 먼저 자체보상안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은 현재 DLF 판매사들에 대한 검사를 재개했고 이른 시일 내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금감원 분쟁조정위에 접수된 신청은 150건에 이른다.

이날 우리은행 DLF에 이어 25일 KEB하나은행의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연계 DLF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신청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현재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100여명 규모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금감원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부 검토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일인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으로 투자 피해자들이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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